연산 200만t 상용화 공장 등장…'데모플랜트' 역할 끝 테스트용으로 남기나, 타 업체에 매각하나
  • ▲ 파이넥스 1공장의 모습ⓒ포스코
    ▲ 파이넥스 1공장의 모습ⓒ포스코

    포스코가 연내 파이넥스 1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키로 하고, 향후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포스코의 한 핵심 관계자는 "파이넥스 3공장이 정상 가동됨에 따라 파이넥스 1공장이 연내 쇳물 생산을 멈출 것"이라 14일 밝혔다.

     

    포스코는 내달 연산 200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3공장은 지난 1월 화입식을 거쳤고 이달 말 정상조업도를 달성할 예정이다.

     

    파이넥스 3공장은 연산 150t2공장에 이은 포스코의 2번째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다. 이에 데모플랜트 설비인 연산 60t 1공장의 역할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것이다.

     

    1공장은 애초에 시험용으로 설계된 만큼 상용화 설비에 비해 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경제성도 낮다. 또 포스코는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과 덩치를 키운 현대제철로 인해 연간 조강생산량도 감소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1공장의 향후 역할을 두고 크게 두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설비를 남겨두고 향후 파이넥스 공법 관련 실험용으로 사용하는 안이다. 둘째는 데모설비를 철거해 국내외 업체에 매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철강업체의 파이넥스에 대한 관심도는 높다.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파이넥스는 고로에 투입할 수 없는 불순물이 많은 철광석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로를 사용하는 철강업체들은 주로 호주나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들여온다. 베트남이나 인도에서도 철광석은 매장되있지만 알루미나(Al2O3)나 아연(Zn)과 같은 불순물들이 섞여있어 고로에 투입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인도나 베트남 등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파이넥스 공법이 최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포스코 역시 베트남과 인도에서 파이넥스 공장 설립을 추진한 바 있으나 현재 중국 외에 별다른 결실은 맺지 못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을 200t 규모까지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면 해외 업체들의 데모플랜트 유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파이넥스 기술력에 반신반의 했지만 포스코가 점차 케파를 늘려감에 따라 안정적으로 데모플랜트부터 설치하겠다는 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과거 파이넥스는 아니지만 친환경 쇳물 제조법에 아버지 격인 '코렉스'설비의 매각 사례도 있다. 지난2005년 현대제철(당시 현대INI스틸)은 당진공장의 연산 60t 규모 코렉스 설비 2기를 철거, 인도 철강업체에 매각한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10여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파이넥스'라는 친환경 쇳물 제조법을 개발했다. 파이넥스는 고로 대비 투자비와 원료가공비는 물론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도 획기적으로 감소한다. 포스코는 파이넥스의 상용화에 앞서 지난 2003년 연산 60t 규모의 데모플랜트 설비 파이넥스 1공장을 준공했다.

     

    20075월엔 연산 150t 규모의 상용화 설비 파이넥스 2공장을 설립했다. 하지만 급격히 늘어난 생산 케파만큼 초기 시행착오도 컸다. 포스코는 원료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유동로에 가루로 된 원료들이 녹지 않는 등 생산량 자체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는 공법을 지속적으로 보완한 끝에 생산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2011년 연산 200t 규모의 파이넥스 3공장 설립에 도전, 올해 쇳물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고로를 통해 쇳물을 뽑아낼 때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작은 덩어리로 만드는 등 소결·코크스 공정을 거쳐야 한다. 파이넥스는 이 과정들을 생략, 용광로에 가루상태의 원료를 투입하며 원가 절감 및 환경오염 물질 발생을 최소화한다. 코렉스는 친환경 쇳물 제조법이긴 하나 가루 대신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파이넥스 공법보다 낮은 단계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또 투입하는 철광석의 조건 역시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포스코 홍보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