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가 큰 기업도 현금보유 성향 높아져
개선된 현금흐름, 자산으로 보유 혹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
미래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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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금흐름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영업 관련 운전자산이나 유형자산 등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9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22개의 2013년 매출증가율(개별실적 합계액기준)은 2012년의 4.1%에 비해 3.3%p 하락한 0.8%에 그쳤다. 수익성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은 5.3%에서 5.4%로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익률은 4.4%에서 3.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장기업들의 현금보유 비율은 2012년 7.9%에서 2013년 9.1%로 상승했다. 2013년말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 현금성자산 규모는 2012년말 1614억원에 비해 313억원(증가율 19.4%) 증가한 1927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부진에도 영업활동의 현금흐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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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2012년5.3%에서 2013년 5.4%, EBITDA 마진([영업이익+감가상각비]/매출액)은 9.5%에서 9.7%로 소폭 증가했다.

    순이익률은 2013년 4.4%에서 2013년 3.4%로 1.0%p 하락했다. 반면 영업현금흐름은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2012년 7.7%에서 8.5%로 상승했다. 2012년 이후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3년 분석대상 614개 상장기업의 영업현금흐름은 10.6조원(2012년 88.2조원→2013년 98.8조) 증가했다. 영업성과에 따른 현금흐름은 2012년 109.8조원에서 2013년 109.4조원으로 0.4조원 감소했다. 반면 영업 자산 및 부채 변화에 따른 현금흐름은 2012년 -21.6조원에서 2013년 -10.6조원으로 11.0조원 개선됐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상매출을 줄이고 외상매입을 늘리는 것과 같이 영업 관련 자산이나 부채를 긴축적으로 운영하면 단기적인 현금흐름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그러나 "판매활동에 지장을 초래해 중장기적인 경영성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도 현금보유 성향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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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7.4%이던 자산 규모 순서 상위 20%에 속하는 기업들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2013년 8.9%로 높아졌다.

    자산 규모 순서 60~80%에 속하는기업들의 현금성자산 비중도 10.7%에서 11.6%로 상승했다. 자산 규모가 큰 순서로 하위20%, 중간 20%, 상위 20~40%들은 2013년 현금성자산 비중이 감소했다.

    분석결과 기업을 자산 규모 순서로 나눌 경우 현금보유 성향이 주로 규모가 큰 기업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자산 규모별로 현금성자산 비중을 비교할 경우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현금보유량이 높아졌다.

    규모가 작을수록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현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은 감소

    재무활동을 차입금조달, 자기자본조달, 배당금 지급 등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재무현금흐름의 감소는 주로 차입금 상환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기업의 2013년 자기자본 조달은 5.7조원으로 2012년 5.0조원에 비해 0.7조원 늘었다. 배당으로 지급한 금액(2012년 10.1조원→2013년 10.0조원)도 소폭 줄었다. 자기자본 조달과 배당금 지급에서 0.8조원 재무현금흐름이 증가했다. 반면에 차입금 순조달 규모는 2012년 12.5조원에서 2013년에는 -0.1조원으로 12.6조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2013년에는 차입금 상환이 조달보다 많았다.

    이 연구원은 "재무현금흐름의 감소는 주로 차입금 상환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보유 경향은 향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