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워블로거 양성길 블로그 첫 화면
    ▲ ⓒ파워블로거 양성길 블로그 첫 화면

요즘은 취재를 위해 어느 행사에 가면 '블로거'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기자도 취재하지만 블로거도 취재한다.
 
기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담백하게 글을 써야 한다면 블로거는 느낌을 담아 자신의 생각을 쓴다. 기사에는 사진이 많은 경우가 별로 없다. 대부분이 빽빽한 글들이다. 블로그에는 사진을 가득 넣어 작은 것 하나까지 설명한다.
 
이제 여행을 가거나 맛집을 찾아갈 때, 전문가에게 묻지 않는다. 관심사를 검색해 블로그들의 글을 읽는다. 

물론 블로그는 개인의 사견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갔다 온 사람이, 먹어 본 사람이 더 잘 알 것 같아 블로그를 본다.

수 많은 블로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파워블로거'의 글을 더 신뢰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고 또 다시 그 블로그를 찾아왔다는 말이니까. 

그래서 파워블로거를 만났다. 어떻게 파워블로거가 됐는지, 파워블로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 ▲ ⓒ파워블로거 양성길 블로그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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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시작 10년째인 양성길 씨는 누적 방문자 수 1000만이 넘는 파워블로거다. 그의 블로그에는 하루에 수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드나든다. 대개 파워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예쁜 그림이나 멋진 사진 등이 첫 화면을 장식하며 파워블로거 티를 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는 보통 일반적인 블로그 같이 단촐하다. 대신 그가 매일 적은 글들이 장식을 대신한다.

    파워블로거의 시작, "매일 뭔가 쓰는 것이 좋아"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가 좋았다. 아버지 권유로 대학 전공을 전자공학으로 정했고, 15년간 엔지니어로써의 삶을 살았지만 나의 글쓰기는 끊이지 않았다."
     
    공학도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는 하이텔, 천리안 등이 있던 PC통신 시절에도 빽빽하게 글을 쓰곤 했다. 일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 글쓰기는 계속됐고 출장을 가더라도 출장다니면서 경험한 여러 일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아 혼자 글쓰는 것 보다 함께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2000년대 초, 벤처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때였다. 직원들에게 화를 내는 대신 진심을 담은 글을 적어줬다. 놀랍게도 직원의 행동이 바뀌었다. 글을 통해 진심이 전달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블로그를 시작했다."
     
    요즘 블로그들 처럼 사진을 많이 넣고 재밌는 이야기들을 짧게 정리했던 것도 아니다.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사진 하나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었다.
     
    처음 시작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아들을 키우는 부모로써 갖는 고민,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일들 같은 소소한 일상들을 솔직하게 적어냈다.
     
    그렇게 시작해 블로그 시작 약 7개월 동안 217개의 글을 올렸고 방문자수가 5000명을 넘어섰다.
    블로그 10년째 방문자수 1040만이 넘었고 올린 글은 약 1만3000여 개다. 하루 평균 3~4개의 글을 썼다는 이야기다.
     
    "한참 출장을 다닐 때에는 해외에 오가면서 경험한 일들을 블로그에 담았다. 자식을 키우면서 생각한 것들도 적었다. 어디 놀러 갔다 왔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블로그에 담았다. 그렇게 매일 꾸준하게 적었다."
     
  • ▲ ⓒ파워블로거 양성길 블로그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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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블로거 양성길, "솔직하게 말했다"
     
    파워블로거인 만큼 그에게는 대가가 있는 소개 제안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에 영 들지 않는 경우에는 거짓말로 '좋다'고 하지 않는다고. 되려 대가를 지불하고 온다고.
     
    "때로는 바이럴 마케팅 부탁이 들어올 때도 있다. 일단 부탁받은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시키면 전시용으로 사진만 찍고 오는 것이 아니라 싹 먹는다. 그리고 솔직하게 느낀점을 적는다. 맛이 없어 정중하게 돈을 내고 온 적도 있다."
     
    그는 블로그를 하면서 가명 대신 '양성길' 이름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작성한 글에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때로는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쓰는 것이 위험하지 않냐고 묻는다. 신상털리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솔직하게, 내가 느낀 그대로를 썼기 때문에 자신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떤 영화를 보고 글을 썼는데 댓글로 심한 악플이 달렸다는 것이다.
     
    "영화가 너무 심하게 폭력적이었다. 청소년들은 보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블로그에 적었다.
    어느날 내 글에 욕설이 달렸다. 댓글 밑에 예의바르게(?) 설명했다. 그래도 계속 심한 욕을 하더라.
    화가 났지만 끝까지 예의바르게 대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관계자였다."

    솔직하게 쓰기에 가끔은 이런 험한 일도 있지만 그래도 매일 꾸준하게 블로그를 한다.
     
  • ▲ ⓒ파워블로거 양성길 블로그 첫 화면

  • "파워블로거가 되고 싶다면..."
     
    1000만 독자를 가진 파워블로거는 말한다.
     
    "호기심을 갖고 성실하게, 솔직하게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파워블로거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를 좋아해야 하고 매일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이야기 하는 내내 "글쓰기를 좋아해야 한다", "글 올리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성길이 전하는 '파워블로거' 되는 법
     
    ▲매일 포스팅을 하라.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라.
    ▲가능하면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어라.
    ▲네이버카페를 10개이상 가입하고 활동을 부지런히 하라.
    ▲밴드·트위터·페이스북으로 전파하라.
    ▲페이스북의 페이지를 최대한 활용하라. 
    ▲반드시 안부글·덧글에는 답하라 
    ▲서로이웃을 많이 맺어라. 
    ▲포스팅시에 위치정보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네이버의 지도정보를 입력하라.
    ▲책, 영화, TV방송, 앨범도 활용하자.
    ▲방문자그래프와 방문자수를 표시하라.

     "인터뷰를 마치고..."

     
    파워블로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냥 내 일상을 조금 더 꾸며서 적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꾸준하게 꼼꼼하게 적어 사진까지 올린다는 것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직업을 가지고는 더 힘들어 보였다.
     
    나도 블로그에 몇 번 글을 써 봤다. 글은 닉네임으로 썼고 솔직하게 쓴 글은 누가 뭐라고 할까 걱정돼
    비공개로 올렸다.
     
    몇 번 쓰다보니 귀찮고 사진 올리는 것도 힘들고 매일 새로운 뭔가 찾아내는 일도 어려웠다. 결국 닫았다.
     
    보통 하루 몇 개씩 글을 쓰려면 아이템 선정도 해야 하고, 나름대로의 취재도 필요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어야 하고, 모든 것들을 잘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건 이를 매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워블로거도 또 하나의 직업 처럼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사진 = 양성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