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컨벤션센터 보인 주주들 20만 전자 실적에 박수갈채전영현 “AI 반도체 주도권 확보” … 미래 전략 전면에이사 임기 유연화 등 쟁점 안건도 … HBM4E 기술 전시도
  • ▲ 삼성전자 주주총회 현장ⓒ뉴데일리
    ▲ 삼성전자 주주총회 현장ⓒ뉴데일리
    18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봄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작년 주총이 ‘5만전자’에 대한 실망과 성토가 앞섰다면, 올해는 ‘20만전자’ 기대 속에서 환원책과 AI(인공지능) 전략을 확인하려는 분위기가 먼저 읽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김용관 사내이사 선임, 허은녕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처리했다.

    주총장을 가장 먼저 달군 것은 주주환원이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의장 인사말에서 "지난해 333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고,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여기에 앞서 공개된 상반기 약16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까지 겹치며 이번 주총을 ‘역대급 환원책’의 무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주가가 바꾼 온도차도 분명했다. 전날 삼성전자 종가는 19만3900원으로, 지난해 주총 당시 5만8600원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대한 감사 인사가 먼저 나왔고, 회사 설명을 듣고 난 뒤 미래 전략과 실적 지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주주들의 시선이 주가 부진 원인 규명에 가까웠다면, 올해는 반등한 주가를 얼마나 오래 지킬 수 있느냐로 관심이 이동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분위기 반전을 기술 전시로 더 밀어붙였다. 주총장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4와 HBM4E, 엑시노스2600, 갤럭시 S26, 갤럭시 Z 트라이폴드, 비스포크 AI 가전, 투명 마이크로 LED 등이 배치됐다. 수어 통역과 점자책, 영어 순차통역, 전자투표와 온라인 중계까지 더해 주주 접근성도 높였다. 회사가 이번 주총을 단순 의결 절차가 아니라 미래 기술과 사업 전략을 보여주는 무대로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주총의 진짜 긴장은 환원책보다 정관 변경에서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조정하는 안건을 올렸다. 회사는 법령 정비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집중투표제 영향을 분산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국민연금은 해당 정관 변경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고, 허은녕 후보에 대해서도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다. 주총장 안에선 배당과 소각이 박수를 받았지만, 주총장 밖에선 지배구조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됐다는 의미다.
  • ▲ 삼성전자 주총 현장ⓒ뉴데일리
    ▲ 삼성전자 주총 현장ⓒ뉴데일리
    경영진이 내놓은 메시지는 정면 돌파에 가까웠다. 전영현 부회장은 DS부문이 로직과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구조를 갖춘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DX부문 역시 AI 적용 제품 확대와 서비스 통합을 통해 AI 전환기를 선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주총장 전시물에 HBM4와 HBM4E를 전면 배치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장면이었다.

    현장 질의응답의 방향도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었다. 주주들은 올해 실적이 시장 기대만큼 나올 수 있는지, 반도체 부문의 임금 경쟁력과 인재 유출 문제는 없는지 등을 물었다. 회사는 AI 수요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 등 우호적 환경이 기대되지만, 관세 이슈와 세트 사업 원가 부담 같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오른 뒤 주총장에선 더 이상 “왜 떨어졌느냐”보다 “이 상승을 무엇으로 지탱할 것이냐”가 핵심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