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18.67%↑…5년만에 최대 상승폭강남권 고가단지 1000만원대 급등…'조세 전가' 본격화 전망공시가 10% 오르면 전세값 1.3% 상승…전월세 대란 가능성
  •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뉴데일리DB
    ▲ 서울 한강변 아파트. ⓒ뉴데일리DB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를 포함한 서울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됐다. 시장에선 공시가격 인상 후폭풍이 임대차 시장에 불어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통상 주택 관련 세금이 오르면 집주인들이 전·월세값 인상을 통해 늘어난 세 부담을 보전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임대차 시장은 극심한 매물 잠김 속에 전세값이 56주 연속 상승하는 등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 상승에 따른 '조세 전가(tax shifting)'까지 더해지면 전·월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8.67% 오르며 시장 활황기였던 2021년 19.91%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는 24.7% 상승하며 서울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강남 일대 아파트 집주인들은 올해 보유세가 지난해 대비 40~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34억3600만원에서 45억6900만원으로 33.0% 올라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도 1829만원에서 2855만원으로 56.1% 급증할 전망이다.

    이번 공시가격 인상은 임대차 시장에도 적잖은 충격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집주인들이 전·월세값을 올려 늘어난 세금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더욱이 올해 경우 공시가격 상승폭이 예년대비 훨씬 컸던 만큼 임대차 시장 내 '조세 전가'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와 전·월세값의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수차례 보고됐다.

    올해 초 이창무 한양대 교수팀이 발표한 '이재명 정부 초기 부동산시장 현황 및 정책 진단' 연구결과를 보면 종부세가 도입된 노무현 정부 시기 월세는 2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가 확대·강화된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무려 3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도 공시가격이 10% 오르면 전세값은 1~1.3%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 ▲ 반포 아파트 단지. ⓒ뉴데일리DB
    ▲ 반포 아파트 단지. ⓒ뉴데일리DB

    해외에서도 보유세의 조세 전가를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독일 노동경제연구소(IZA)는 2021년 발표한 '보유세 부과에 따른 복지 효과(Welfare Effects of Property Taxation)' 논문을 통해 재산세 등 보유세를 올리면 3년 뒤 해당 세금 인상분이 세입자 임대료로  100% 전가된다고 밝혔다.

    이미 전세시장은 매물 잠김과 전세값 상승이 동반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3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5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임대차 매물은 문 정부 시기 '임대차2법' 시행 직후인 2020년 하반기 수준으로 줄며 극심한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078가구로 연초 2만3060가구 대비 3개월여만에 5982가구(26.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2만1364가구에서 1만5799가구로 5565가구(26.1%) 감소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임대차시장은 매물 부족과 공급난, 다주택자 규제라는 세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 압력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 전·월세값이 더 뛰면 세입자들은 정주여건이 열악한 곳으로 이사가는 등 주거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등 임대인의 세 부담이 늘면 신규 계약시 이를 월세 또는 보증금 조정으로 전가하려는 유인이 생긴다"며 "아파트 신규 입주 등 공급물량이 적거나, 서울 도심·역세권·학군지 등 주거 대체재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조세 전가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