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모두 "게임에 대한 규제가 과하다" 주장
손인춘 의원 "규제하려는 것 아닌 문제 해결하자는 것"

"게임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게임업계에서 바라보는 문제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1일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손 의원은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으로 게임 업계 매출 1%를 게임 중독 예방과 치유에 사용하는 기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게임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가정, 기업, 사회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게임 문제',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이날 발제에 나선 토론자들은 모두 게임에 대한 규제가 과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중앙대 심리학과 이장주 교수는 "게임은 중독에 포함되지 않는다. 술과 마약, 담배 등을 많이 해서 성공한 사람은 없지만 게임은 있다. 게임을 잘 해서 성공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있다. 게임은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게임을 향한 과도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견제했다. 

그는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사람을 연구해야 하는 문제를 콘텐츠로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결국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규제보다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게임을 어떻게 활용해 즐겁게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하자는 것이다. 게임에 익숙치 않은 세대도 같이 교육해야 한다. 그 이후에 규제해도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로텍 이헌욱 변호사는 "게임은 영화 다음으로 세계적 문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장르"라며 "하지만 새로운 문화는 많은 고통을 겪어왔다"고 운을 뗐다.

이 변호사는 대표적으로 만화를 소개하며 "이전 시대에는 만화를 불온시 했고 게임이 나오기 전, 학교 폭력 주범은 폭력만화였다. 결국 우리나라 만화 시장은 붕괴됐고 외산 만화를 국산 만화 처럼 보고 있다"면서 "게임을 과거 만화처럼 대한다면 게임 산업 역시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생한 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구분하지도 분석하지도 않으면서 만만한 게임탓만 하고 있다. 게임은 과도하게 비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대한민국은 게임을 대하는데 있어 '저급 유해 콘텐츠가 쉽게 돈을 번다'는 인식이 있다. 게임을 첨단 콘텐츠라고 인식하지 않지만 성공한 게임 하나에는 수 많은 노력과 고생이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런 인식 속에 변해가는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하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셧다운제 도입이후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사 시가총액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을 만드는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 게임 관련 법을 만들지만 해외 사업자는 규제하지 못 한다. 법이 안 통하니 더 강한 규제를 만드는 방식이 아닌, 세계적 수준에 발 맞춰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을 대하는데 있어 영국과 프랑스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며 일본 역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자국 내에서 개임을 개발하면 최대 10만유로를 지원한다. 

김 사무국장은 "기업의 책임만 묻지 말고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좋은 방법이 햇볕인 것처럼 게임을 악마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게임 문제' 업계도 나서야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게임 중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게임 중독으로 어려워 하는 이들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종수 전문위원은 "게임과 중독성, 폭력성에 대한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게임을 원인으로 한다는 연구 논문도 없다. 이러한 문제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라며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게임업계도 상담사를 채용해 운영하다 보면 부작용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올바른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연구위원은 "법안이 말하는 중독유발지수가 명확하지 않다. 중독은 원인이 문제인데 게임 중독은 원인도 명확치 않다"면서 "게임에 빠지는 사람을 보면 역기능적 가족 문제가 가장 크고 이러한 관계를 해결하면 게임중독은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법학연구소 정정원 연구원은 "너무 편하게 게임 중독을 이야기 한다"며 "임상적으로 증명 불가능하고 지표로 나오기도 어려운 현상을 선행해 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객관적 증명이 있은 후 이야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손인춘 의원 "게임 산업 발목 잡으려는 것 아냐"

토론회 말미에 손인춘 의원은 "게임 산업을 규제해서 수출을 차단하거나 판매유통이 막히도록 한 적은 없다"면서 게임 규제에 대한 비판 의견에 반론을 제시했다.
 
그는 "이 토론회는 글로벌 게임 기업이 판매만 잘 하는게 아니라 게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점도 연구하면서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열게 된 것"이라면서 "게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니 이를 해결할 좋은 방향을 찾고 규제가 많아 어렵다면 이를 풀어나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토론회가 게임 규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만을 토로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토론회의 취지를 다시금 강조한 것.
 
손 의원은 마지막으로 "게임 규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만 주장하다보면 기업은 발전해도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게임 업계에서는 '정부가 무조건 규제를 만든다'. '게임 산업이 죽어간다'고 말한다고 하지만 결국 기업도 사회적 문제를 함께 연구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