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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노린 국내 화학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중국은 최근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면서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전기차 보급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대수를 50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과 보조금 지원을 포함해 공공기관 관용차량의 일정비율을 친환경 차로 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차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HIS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대수는 지난해 3만3000대에서 2020년 65만5000여 대로 20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32억6000만 달러(3.3조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 달러(18.4조원)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B3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용량기준 전기차 배터리 세계 점유율은 LG화학이 1636㎿h(메가와트시)로 일본 AESC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70~80%에 육박했으나 한국 기업들이 역전극을 이룬 것이다. 현재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41.3%이다.
이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인 LG화학은 중국에 세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중국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중국에 배터리 생산 기지를 마련하고 LG화학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거점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넘버원 LG화학, 중국 거점으로 세계 시장 기반 강화 -
LG화학은 한국 오창과 미국 홀랜드에 이어 중국 난징에 세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수억불을 투자해 난징시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진출을 통해 ‘오창(韓)-홀랜드(美)-난징(中)’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 세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LG화학 난징 공장은 올 9월에 착공에 들어가 2015년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며 생산규모는 연간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LG화학 난징 공장은 셀(Cell)부터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로 구축된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난징 공장에서 오는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상해기차, 제일기차, 장안기차, 코로스(Qoros) 등 중국 로컬 업체를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들로부터 이미 연간 수십만대분 이상의 생산물량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리적 요인 또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거기다 LG화학의 소형전지 공장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다수의 LG 계열사들이 이미 진출해 있어 시너지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현재 LG화학은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아우디를 포함해 GM, 르노·닛산, 현대·기아차, 포드 등 세계 10대 완성차그룹 가운데 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볼보와 중국 1위인 상하이차, 3위 이치자동차 등 20여개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중국 시안에 신(新) 에너지 실크로드 육성 -
삼성SDI 내년 10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까오신(高新)산업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미래 신(新) 에너지 실크로드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I 시안 공장은 중국 글로벌 배터리기업 중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의 전 공정을 일괄 생산하며 순수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 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SDI는 시안 공장에 2020년까지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2020년 매출 10억 달러(한화 약 1조168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자동차 엔진 피스톤 및 실린더 분야 중국 1위 생산업체인 안경환신그룹, 부동산 및 투자 전문업체인 시안고과그룹과 합자사인 '삼성환신 동력전지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중국에 위치한 글로벌 및 로컬자동차OEM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내년 하반기 설립 될 삼성SDI와 선그로우(Sungrow)의 ESS(Energy Storage System) 합자사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삼성SDI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과 ESS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현재 BMW, 크라이슬러, 포르셰, 마힌드라, 폴크스바겐, 포드 등의 글로벌 자동차 OEM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BMW와 수조원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맺고 6월에는 포드와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차량 업계와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합자사 베이징 베스크 테크놀로지 설립 "중국 교두보 마련" -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올 1월 중국 1위 LCD 패널 생산업체인 베이징전공, 중국 4대 자동차 회사인 베이징 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Beijing BESK Technology(베이징 베스크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교두보를 마련한 것.
이 회사는 베이징 현지에 올 하반기까지 연간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한다. 오는 2017년도까지 생산 규모를 2만대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연 매출 12억 위안(21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9월 말에서 10월 초에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 2종을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신차가 어느 정도 팔리면 연내 베이징 현지에 연간 1만대 규모의 배터리 팩 제조라인도 구축할 계획이다.
Beijing BESK Technology는 자체 생산기반을 구축할 때까지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에 배터리 팩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기아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쏘울'에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기아자동차가 3년에 걸쳐 개발한 ‘쏘울’은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27㎾h급 배터리팩을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약 148㎞(국내 복합연비 평가기준) 운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털과 합작법인인 'SK-콘티넨털 이모션'을 설립하는 등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