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0.3% 수준, 대부분 대형 개발 사업지"개발 안전장치 마련, 투기 막는다"
  •  

    [취재수첩] 최근 국정감사에서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급격하게 사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9년 이후 5년간 제주도 내 중국인 소유 토지가 300배 급증해서다.

     

    마치 중국 거대 자본이 제주도를 점령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사들인 토지는 제주도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급격하게 중국인 소유 토지가 늘어난 것은 2010년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생기면서부터다. 외국 자본이 제주도 내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트이며서 제주도는 이를 활용하기 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자본이 대거 유입됐다.

     

    따라서 중국 개개인이 제주도로 밀려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단뒤 면적의 사업 추진을 위한 기업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제주도 내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는 592만여㎡. 이 중 92%가 사업부지다. 그것도 제주도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신화역사공원(407만6000㎡), 헬스케어타운(153만9013㎡) 등 대규모 사업에 해당한다.

     

    투기성 개발에 대한 안전장치도 갖추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8일 관광분야 개발을 위한 제주도형 통합 가이드라인 체크리스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체크리스트는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이 도가 지향하는 환경친화적 개발과 부합한지를 사전 검토하는 지침서다.

     

    입지선정 단계부터 계획수립, 사업시행, 운영관리까지 각 단계별로 총 43개 지표로 되어 있다.

     

    난개발을 방지하고 도민과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지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운영관리 단계에 지역사회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핵심지표로 들어가 있어 투기성 개발을 막도록 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국감에서 제주도 내 중국인 소유 토지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통계상 숫자만 놓고 본 부분이 없지 않아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대부분의 개발사업이 아직 시작단계여서 외부적으로 보이는 경제적 이익을 논할 상황이 아니다. 도와 도민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내 개발사업에 중국자본이 들어오는 부분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난무한다. 마치 1980년대 일본인들이 뉴욕의 빌딩을 사들이면서 뉴욕이 일본에 넘어가는 것아니냐는 미국인들의 민족주의적 발언이 나왔던 당시 상황이 데자뷰된다.

     

    경제불황 속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에 자금을 댈 국내 기업이 없다면 외국 자본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치 경제침공을 당한다는 듯한 민족감정에 휘둘리기 보단 제대로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국민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