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불량 원인…코레일 "안전운행 문제없어"
  • ▲ 열차 사고 모습.ⓒ연합뉴스
    ▲ 열차 사고 모습.ⓒ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484억원을 들여 열차 자동제어장치(ATP)를 설치하고도 오작동 등을 이유로 장치를 끄고 운행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새누리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9월 말 현재 코레일 운영 열차에 장착된 ATP는 일반열차 321대, 고속열차 92대 등 총 413대다.


    ATP 설치비용은 일반열차 400억원, 고속열차 84억원 등 모두 484억원이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5년9개월간 코레일이 ATP 기능을 끈 채 열차를 운행한 사례가 7161차례에 달했다. 2009년 1296건, 2010년 1094건, 2011년 1232건, 2012년 1335건, 지난해 1436건, 올해 9월까지 768건 등이다. 월평균 92.7건꼴이다.


    기능 차단 원인은 제작 불량이 37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취급 미숙 971건, 원인불명 868건, 검수 불량 219건 등의 순이다.


    차종별로는 일반열차가 7107건으로 99.2%를 차지했다.


    지난해 8월 대구역 열차 충돌사고 때도 ATP 기능은 꺼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TP는 열차가 신호를 위반하거나 일정 속도를 넘어 운행될 때 자동으로 열차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기능이 있는데 이 장치가 꺼져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기존 ATS 장치보다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이 높은 장치를 500여억원이나 투입해 설치하고도 제작 불량 등으로 말미암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불량 원인을 분석해 유지보수 방법을 마련하고 장애분석 매뉴얼과 교육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ATP와 ATS 두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같은 안전기능을 수행한다"며 "ATP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차단해도 ATS 시스템으로 전환되므로 열차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ATP 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사용을 본격화하면서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 일부 오류가 발생했으나 9월 현재 오류 발생이 80%쯤 줄었다"며 "KTX의 경우 고속선에서는 전용 신호시스템(ATC)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고속열차 전용선으로 완전히 전환되면 ATP 사용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