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수색에도 아직 추가 구조소식 없어…저체온증 극복 관건
  • ▲ 지난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501오룡호 모습.ⓒ해양수산부
    ▲ 지난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501오룡호 모습.ⓒ해양수산부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하다 침몰한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오룡호' 실종 선원에 대한 수색·구조작업이 사고해역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종자 가족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2일 외교부와 사조산업 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해역 기상 등 여건이 오후 1시 이후 나빠져 수색작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해역은 한때 바람이 초속 15m 안팎으로 다소 약해졌지만, 오후 1시께가 되면서 다시 악화해 초속 25m가 넘는 강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도도 전날 4~5m 높이로 일던 것이 6~7m쯤으로 더욱 거세져 배가 방향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수색을 했던 러시아 경비정도 기상악화로 작업을 중단하고 기다리고 있고 미국 수색헬기도 강한 바람 탓에 사고해역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사실상 수색작업을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사고 해역이 우리나라에서 멀고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중간 지점에 있어 두 나라에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 해양경비대 소속 비행기가 수색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구조본부도 항공기 투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6척의 선박이 (추가로) 사고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10척과 러시아 구조본부의 구조선, 미국과 러시아의 항공기 등이 수색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접근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것이 문제다.


    외교부 관계자는 "바다 상태에 따라 배의 이동 속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면서 "큰 선박을 보내려고 해도 부산에서 사고해역까지 가는 데 2주가량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고 해역 구조·수색작업은 러시아 선박의 지휘로 한국과 러시아 선박 4척이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해왔다.


    그러나 사고 해역의 날씨와 바다 상황이 좋지 않아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에 대한 추가 구조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아직 추가 구조 소식은 없다"며 "현재 사고 지역의 수색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고 해역은 수온이 0도 안팎에 불과한 데다 실종 선원 대부분이 급박한 상황에서 배를 떠나면서 구명 뗏목에 탑승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빠른 구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온이 영하에 가까운 상태에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복을 입지 않으면 15분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견해다.


    1일 오후 구조됐지만, 숨진 한국인 선원도 저체온증이 주된 사망 원인으로 알려졌다.


    숨진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조산업은 신원 확인을 위해 선원들의 이력서 사진을 사고 현장에 있는 배로 보낸 상태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인근 국가 등의 협조를 구해 (501오룡호) 선원 구조와 수색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