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이상 초고층건축물은 주변지역 안전영향도 평가해야난연재료 샌드위치패널 사용 의무, 소형 건축물로 확대
  • ▲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현장.ⓒ연합뉴스
    ▲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현장.ⓒ연합뉴스

     

    앞으로 건축물을 불법으로 설계·시공해 2회 적발되는 설계·시공·감리자는 업계에서 퇴출당한다.


    50층 이상 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되고, 큰 건축물에만 적용되던 난연재료 기준은 모든 건축물로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 판교 환기구 추락 사고 등 잇따른 건축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건축물 안전 강화 종합대책'을 18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국토부는 우선 불법 건축물 설계·시공·감리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했다.


    불법 행위가 2번 걸리면 업계에서 영구 퇴출하는 '2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불법 설계·시공으로 말미암아 인명 피해가 나면 해당 건축물의 설계·시공·감리·관계 전문기술자와 업체는 바로 업계에서 퇴출당한다.


    공사 현장을 불시점검해 과실이 적발된 업체·건축관계자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고 2년 이내 다시 적발되면 역시 퇴출당한다.


    업무 정지·취소는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에 공개한다.


    건축법 위반에 따른 처벌 대상자가 확대되고 벌금도 강화된다.


    설계·시공·감리자뿐만 아니라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건축주, 저질 자재를 납품한 제조·유통업자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건축법을 어겼을 때 1000만원 이하에 불과한 벌금은 분양신고 위반과 같은 수준인 3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국토부는 건축주에게 부실 설계·시공·감리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주고 보험료도 오르는 구조로, 미국 등에서 운영하는 건축관계자 배상책임보험 제도(PLI)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지금은 부실 설계를 해도 용역비 한도 내에서 배상하고 보험료율도 업계 신뢰도와 무관하게 결정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불법행위 적발을 강화하기 위해 각 시·군·구에 건축행정업무를 보조하는 '지역건축센터'를 설립한다.


    지역건축센터는 구조기술사, 건축사 등 전문인력을 채용해 구조도서를 검토하고 공사 현장을 조사·감독하게 한다.


    공사 현장을 불시에 점검하는 건축안전 모니터링도 활성화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감리자가 검토하기 어려운 샌드위치패널, 철강자재 등 기성제품의 품질과 구조안전 설계 등을 점검하게 된다.


    국토부는 올해 250곳에서 내년에는 1000곳, 2016년에는 전체 건축허가 건수의 1%인 2000곳으로 점검 현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50층 이상 또는 전체면적 10만㎡ 이상 초대형 건축물(공동주택 제외)은 건축허가 전에 건축물은 물론 인접 대지의 구조안전에 끼치는 영향을 종합평가하는 '안전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안전영향평가 시행기관은 국책연구기관 중에서 선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대형건축물은 일반건축물 기준만으로는 안전검토가 불충분하다"며 "제2 롯데월드의 경우 사실상 시민안전단이 5개월여간 안전영향평가를 수행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건축심의를 받고 유지관리 점검 대상이 되는 다중이용건축물 범위도 현행 전체바닥면적 5000㎡에서 1000㎡로 확대된다.


    전체면적 1205㎡인 경주 마우나리조트가 500명 이상 수용했음에도 다중이용건축물이 아니어서 유지관리가 허술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난연재료로 된 샌드위치 패널을 써야 하는 의무는 앞으로 모든 건축물로 확대된다.


    지금은 건축물 용도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일 때만 난연재료로 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도록 돼 있었다.


    구조안전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됐던 2층 이하, 1000㎡ 이하 소규모 건축물도 앞으로는 확인서를 내야 한다.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도 손질했다.


    시험성적서와 제품에 QR코드를 붙여 현장에서 즉시 건축자재 성능과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시공자는 앞으로 철근 배근이나 철골 조립,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감리자와 허가권자, 건축주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미 준공한 건축물은 내진 보수·보강을 할 때 지방세 감면 등 혜택을 늘려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중이용건축물 등의 소유자는 내년에 국토부가 배포할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라 건축물을 관리할 '건축물 유지관리자'를 지정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이 필요한 PLI나 안전영향평가 도입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내년 상반기 중 관련 법령을 입법 예고하고 시행할 방침"이라며 "최근 사고가 잦은 환기구, 광고물, 공작물 등 건축물 부속구조물에 대한 설치 방법과 높이 등에 관한 안전규정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