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고의 파손 의혹 사건 캐러온 검찰도 압수수색 후 지하 주차장 통해 몰래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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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함구령'이 내려졌다. 심지어 1층 안내데스크 직원들은 "홍보실이 몇 층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했다.

    건물 관리·보안 요원들은 무전기 교신 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염려, 무전기 볼륨을 최저로 줄여놓고 근무를 섰다.

    26일 오전 11시쯤, 검찰이 LG전자로 들이닥쳤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14 가전전시회' 때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의혹을 캐기 위해서다.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의 검찰 관계자들은 이날 조성진 사장 집무실과 LG전자 커뮤니케이션(홍보)팀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진행된 직후 기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LG전자 측은 곧바로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기자들을 '철통' 방어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 일부 관리요원들과 기자들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LG전자 직원들은 기자들이 왜 몰려왔는지 영문을 모른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을 향해 "무슨 일이냐"고 되레 묻는 직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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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압수수색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졌다. LG전자 홍보실 직원들은 "우리도 언제까지 조사가 이어질지 모른다. 답답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오후 4시 30여분, 관리요원들이 갑자기 포토라인을 모두 해체했다. 검찰이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통로로 1시간여 전에 이미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IFA 2014' 전시회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하드디스크 등을 수거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LG전자와 검찰의 일사불란한 '교란작전'이 결국 먹힌 셈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이 수차례 조성진 사장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조 사장이 출석을 하지 않자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전자는 검찰의 출국금지와 압수수색 후에도 조 사장에 대한 조사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 참석 후인 1월 중순은 넘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