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상용화 단말기 가격 공시했지만... "제품 살 수 있는 소비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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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최근 SK텔레콤과 KT가 세계 최초 4배 빠른 LTE 서비스 '3밴드 LTE-A''상용화를 두고 벌인 신경전이 한창이다.

일부 소비자 평가단에 해당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을 가지고 세계 최초 상용화가 맞는지에 대해 논쟁이 붙은 것이다. 

지난 28일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자료를 내고 "유료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 평가단을 통해 3밴드 LTE-A 서비스를 29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KT가 발끈하고 나섰다. KT는 SK텔레콤이 출시한 3밴드 LTE-A 서비스 단말기는 제조사의 최종 품질 검수를 통과하지 않은 '테스트 단말기'라고 지적했다. 또 제공되는 단말기가 100대에 불과한데다, 서비스 이용지역이 한정돼 세계 최초 상용화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SK텔레콤은 KT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3밴드 LTE-A 서비스가 가능한 단말기는 판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미 홈페이지에 출고가를 공시, 일부 체험단을 중심으로 유료 판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과 지하철 전구간에서 서비스 되는데다 새로운 기술이 출시될 때마다 전국에서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연 세계 최초 상용화 논쟁을 벌일 수 있을 만큼,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 논쟁을 벌이기에는 SK텔레콤도 KT도 일반 고객들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SK텔레콤이 홈페이지에 해당 단말기 가격과 지원금을 공개했지만 이를 살 수 있는 고객은 아무도 없다.

3밴드 LTE-A 서비스가 적용된 단말기를 출시한 업체 측 관계자도 "보편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단말기가 공급되려면 내년 1월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3밴드란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더 넓게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하나의 주파수 대역이 광대역(2차선)으로 사실상 1차선 도로를 4개차선으로 확장한 것과 같아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번 국내 이통사들이 빠른 속도의 기술을 선보여도 정작 소비자들이 체감한 속도는 크게 다르지 않아 논란이 됐었는데, 이번엔 대다수 고객이 아닌 한정된 체험단에만 우선 서비스 하는 것을 가지고 세계 최초 상용화를 논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