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에게 곳간 열쇠 맡기는 격" 강력 반발
  •  

     

    소상공인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16일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추진하는 1000억원 규모의 전자칩(IC) 단말기 보급사업과 관련 "기존 밴(Van)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도둑놈에게 곳간 열쇠를 맡기는 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밴사'는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고객의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거래를 중개해주고 그 대가로 신용카드사와 국세청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업체를 말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강력 반발하는 데는 기존 밴사들은 대형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개인정보 유출과 불법 대부업 등 소상공인 가맹점에 직접적인 피해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연합회는 "최근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IC공용단말기 전환사업을 소상공인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일으킨 기존 밴사들을 대상으로 입찰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기본 벤사에 보안강화를 목적으로 한 IC단말기 보급을 맡기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존 밴사들은 그동안 소상공인 가맹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대형가맹점에 제공해 왔다"며 "특히 소상공인 가맹점주의 개인정보를 불법유출해 매매한데다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연 최대 133%에 달하는 초고금리로 불법 대부하는 등 소상공인 피해를 일으켜 왔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 "IC단말기를 기존 밴사들이 공급하게 되면 가맹점 주는 기존 약정된 밴사를 통해서만 단말기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는 가맹점들이 밴사를 직접 선택해 수수료를 협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당국의 밴 시장 구조개선 방안과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 정무위 등에서 기존 밴사가 아닌 공공적 성격을 띈 공공밴 설립을 통해 밴시장 개선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존 밴사를 통해 IC단말기 보급을 추진하는 것은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밴사들은 2013년 자율적으로 만든 공정경쟁규약을 여전히 어겨가며 대형가맹점에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1000억원에 달하는 IC전환기금이 투명하게 집행될지도 의문"이라며 "무엇보다 기존 밴사가 단말기를 보급할 가맹점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말기를 보급받는 가맹점과 그렇지 못한 가맹점 간에 형평성 문제 또한 야기된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피해의 주범인 기존 밴사들에 카드사 돈 1000억원을 쥐어 주고 그에 상당하는 영업권을 보장해주고 나섰다"며 '향후 금융당국을 상대로 집회 등을 통해 강력 규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