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곳·제주 1곳 6월 입찰유통공룡들, 너도나도 군침…애경·이랜드 참여여부도 '초미관심'
풍부한 자금력·마케팅·상품소싱 갖춘 '대기업' 우세 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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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정부가 15년만에 시내면세점 허용을 확정지으면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연초부터 분주하다.

    특히 정부가 연초 투자 활성화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3곳과 제주 1곳에 시내면세점을 추가 신설키로 하면서 서울의 대기업 몫 2개를 놓고 유통 공룡들의 혈투가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은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경쟁을 통해 2곳을 추가하고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한경쟁을 통해 1곳을 선정하게 된다. 반면 제주는 롯데·신라 등 기존 시내면세점이 모두 대기업이 운영하는 점을 감안해 중소·중견기업에게만 참여를 허용할 방침이다.

    입찰 시기는 오는 6월 1일까지로 약 3개월 기간이 남았으며 마감일에 임박해 다수의 사업자들이 이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운영 부지가 좌우··· 신세계·현대百·한화 '3파전' 예고속 애경·이랜드 참여할지 '초미관심'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이 치열한 데는 업계가 불황 탈출구로 면세점을 주목하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백화점 매출은 제자리걸음 하며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반면 면세점 매출 규모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을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18%, 25.2% 증가한 4조2000억 원, 2조6123억 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또 관광객도 증가하면서 지난해 중국관광객은 600만 명을 돌파했고 2018년엔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시내 면세점이 공항 면세점보다 수익성이 좋은 점도 경쟁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에 입찰하는 대기업은 기존 면세 사업자인 신라면세점, 신세계조선호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뿐 아니라 면세점 사업에 새롭게 도전하는 현대아이파크몰과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면세점 사업지인 지리적 이점이 크게 좌우할 것으로 판단, 면세점 입찰 후보대상지를 고려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면세점 사업 계획을 발표한 현대백화점은 서울 동대문과 현대백화점 신촌점·무역센터점·목동점 등 4곳을 입점 대상 후보지로 삼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점 입점 대상지로 정하고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와 한화는 이와 관련해 공식발표를 내진 않았지만 신세계의 경우 충무로 메사빌딩 혹은 본점·강남점을, 한화갤러리아는 태평로 한화빌딩이나 한화손해보험 건물을 사업장으로 선정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나 명동 부근을 입지 '1순위'로 보지만 정부 입장에선 중국관광객들을 분산시킬 수 있는 홍대나 동대문·강남권 신설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조언했다.

    업계는 이번 서울 시내 유력 사업자로 풍부한 자금력과 마케팅, 상품소싱 능력을 갖추고 있는 새 대기업이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통채널을 오래 운영해온 노하우를 갖고 있고, 유리한 입지의 사업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등 세 기업을 유력한 입찰 후보자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기업에게 면세사업권을 주겠다는 얘긴데 수익성이 뛰어난 면세사업에서는 입지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쳐 이들 3파전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형국"이라며 "이미 신세계와 한화는 면세점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어 더욱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매장 입지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거란 분석에 따라 여러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유통 대형사들이 새 후보자로 속속 거론되고 있다.

    기존 사업과 연계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거라는 관측 때문에 특히 애경과 이랜드의 면세사업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애경은 유통 채널 외에도 호텔·항공(제주항공) 등 다양한 사업을 거느리고 있고, 이랜드 역시 호텔·외식·의류사업을 전개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인 관광객 집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내부에서 스터디를 해오다가 최근 추가진행을 중단했다"며 입찰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실제로 애경은 이번 면세사업 입찰에 관심을 보여오다 열흘전쯤 포기했다는 게 한 면세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랜드 역시 면세사업이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 오래전부터 면세사업에 대한 스터디를 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입찰 준비는 사실무근이고, 혹여 입찰에 나서더라도 일부 언론에 보도된 중소·중견기업 몫이 아닌 대기업 배분된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이랜드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