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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할 신규사업자들이 선정되면서, 8권역 중 가장 많은 4개의 사업권을 가져간 롯데와 신규 진입한 신세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3구역을 가져간 신라는 체면 유지에 그쳐 다소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 피혁·패션 등 품목에 따라 총 4개 그룹로 나눠 일반기업 구역(DF1∼8구역)의 입찰을 실시한 결과 호텔롯데(4개 구역)와 호텔신라(3개 구역), 신세계 조선호텔(1개 구역) 등 3곳이 최종 낙찰됐다. 중소·중견기업 그룹에서는 참존이 선정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 규모 1위인 향수·화장품 사업권(DF1∼2구역)과 주류·담배 사업권(DF3∼4구역)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각각 하나씩 가져갔다. 부띠끄·패션·잡화 등 나머지 품목에 대한 사업권(DF5∼8구역)은 호텔신라·신세계 조선호텔·호텔롯데가 하나씩 낙찰받았다. 최종 낙찰자는 각 업체가 써낸 임대료 입찰 가격(40%)과 사업내용 평가(60%)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롯데는 양적·질적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거머쥐며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노른자'로 평가받던 1·5구역을 모두 가져간 롯데는 탑승동(4953㎡)마저 따내 면적이 기존의 5940㎡에서 8849㎡로 늘었다. 탑승동은 매출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넓은 면적에서 전 품목을 취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롯데는 루이비통 면세점 운영권도 따냈다. 롯데가 가져간 5구역에는 '계약자는 루이비통 매장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는'계약 조건이 걸려 있다. 특히 루이비통 면세점은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1년 심혈을 기울여 오픈했던 곳이기도 해 신라 측에선 자존심이 크게 무너졌다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부진 회장의 대표적인 치적이 루이비통 입점이었는데 신라로서는 롯데에 빼앗긴 격"이라며 "이번 기회에 롯데는 매스(범용) 이미지에서 고급화로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라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며 첫 진입한 신세계는 상징성이 큰 인천공항 면세점에 첫발을 디딤으로써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평소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숙원사업이라고 할 만큼 큰 관심을 보여왔던 터라, 이번 입찰 성공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로써 신세계는 부산과 김해공항 등 3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했는데 입성 자체가 뜻깊다"며 "80년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유통업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서 기존 유통채널과의 시너지가 대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라는 기존 화장품 부문에서 주류·담배, 패션·잡화까지 영역을 넓히게 돼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롯데와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신라가 입찰 가격 경쟁에서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라가 매장 확보로 만족하기엔 상당히 아쉬웠을 것"이라며 "낙찰 업체들 간의 입찰가격이 2배 가량 차이났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배정된 9~12구역에서는 참존이 11구역을 차지했다. 당초 참존 외에 동화면세점·엔타스·SME’s·대구 그랜드관광호텔·시티플러스 등이 입찰했으나, 화장품·향수·잡화를 다루는 11구역에만 2개 업체 이상이 응찰해 입찰이 진행됐다. 나머지 3개 구역(9·10·12)은 일부 참가업체가 입찰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 이들 3개 구역은 다음달 중 2차 재입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