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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차기 이사진 9명의 선임을 확정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지배구조개선안 채택 여부는 다음 이사회로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 7인과 사내이사 2인 등 총 9명을 이사로 확정하기로 했다.
이날 확정된 차기 사외이사는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소 부소장 등 7명이다.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홍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임시이사회에서는 지배구조개선안 채택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직 최고경영자(CEO) ‘연임 우선권’에 대한 격론이 오가면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이에 따라 다음 이사회로 결론을 미루기로 했다.
KB금융은 당초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수개월 전에 현직 회장에게 연임 의사를 묻고,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영실적과 내·외부 후보자군과의 경쟁력등을 종합 고려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되 윤종규 회장은 이번 개선안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이 마련됐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사회와 회장의 결탁이 있을 경우, 장기집권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며, 우수한 인재의 CEO 후보 영입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현직 CEO의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있다.지금까지 KB금융과 국민은행은 경영진 간의 갈등으로 인한 CEO리스크가 많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경영 연속성의 보장이라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의 자산 가치를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떨어졌다. 외부 권력이 흔들어대고 내부 경영진들끼리 싸우기 바쁜데, 경영이 잘 되는게 이상할 지경”이라며 “외부 세력에 흔들리지 않고, 내부 다툼 없이 경영하려면 현직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국민은행그룹의 2006년 자산가치는 30조에 달했으나, 2014년 말 기준 KB금융의 자산가치는 14조에 그친 바 있다.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는 이날 임시이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현직 CEO 연임 우선권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논란이 있으므로 의견을 모아보고 다음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이사는 “현임 CEO 연임 우선권이 지배구조개선안에 포함된다면 현재 CEO인 윤종규 회장에게도 적용시키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는 KB금융지주 사장 직을 신설하지 않은 채, 회장-부사장 순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양종희 KB금융 부사장이 이사진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