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설 돌던 SBI저축銀·다음카카오… 당사자들 적극 부인3000억 비싼 몸값·510명 큰 조직… 인수후보들 '부담'
  • ▲ ⓒ HK저축은행 광고 캡쳐
    ▲ ⓒ HK저축은행 광고 캡쳐


    HK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HK저축은행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이를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SBI저축은행·다음카카오 등 몇몇 업체가 거론돼 왔지만, 이들은 인수의향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의 주인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지분의 99%를 갖고 있다. 나머지 1%는 소액주주 지분이다. HK저축은행은 자산규모가 2조4600억원으로 업계 2위다.

    MBK는 지난 2006년 HK저축은행을 1800억원에 인수했다. 그 뒤에도 지속적인 추가 투자를 통해 총 2500억원을 투입했다. MBK는 현재 매각금액으로 3000억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품 가치로만 보면 HK저축은행은 괜찮은 매물이다. 서울과 부산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고, 2008년 이후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BIS비율도 13.05%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수준이며 개인신용대출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MBK가 이처럼 괜찮은 매물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투자금 회수 때문이다. HK저축은행과 C&M 등이 포함된 1호 펀드가 오는 2016년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각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6년과 2008년, 2011년 등 3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들어 SBI저축은행과 다음카카오 등이 HK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했다.

    매력적인 매물임에도 좀처럼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몸값과 인력 등 '덩치'가 너무 커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MBK가 원하는 3000억원을 기꺼이 투자할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다.

    조직이 큰 점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HK저축은행의 직원 수는 모두 510명으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430명)보다 80명 많다. 반면 자산 규모는 SBI저축은행(3조9000억원)보다 1조4400억원 작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경계하는 것도 원활한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기존의 저축은행들도 활발히 영업을 못하거나 덩치를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하려는 업체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