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사용 실적 매년 감소, 저축은행 업계 "카드사업, 저축은행 영업특성과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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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추진된 하이브리드 카드가 오는 5월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 체크카드 판매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에 신상품 출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와 비씨카드는 5월 출시를 목표로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 2월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상품 개발 지연 및 전산 시스템 미비로 출시 일정이 지연됐으나, 5월을 목표로 설정하고 상품과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저축은행의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이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 카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이브리드 카드 판매가 허용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체크카드 사업이 발급실적은 증가하고 있으나 후불교통카드 등 생활에 밀접한 기능이 부족해 사용실적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갖춘데다 잔액이 없더라도 30만원 안에서 결제 가능해 고객들이 체크카드에 비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는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접목된 체크카드 판매를 통해 저축은행들이 모집수수료와 매출연동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하이브리드 카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존의 카드사업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저축은행들은 하이브리드 카드 사업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의 카드 사업 성과가 저조한 이유는 교통카드 판매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중은행과 카드사의 상품과 다른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체크카드 사업은 저축은행 영업특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1년에 한 번 방문하는 '정기예금' 이용 고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체크카드 가입을 권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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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저축은행의 체크카드 이용률도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 체크카드 사용실적은 2011년 465억 8000만원을 기록한뒤 2012년 432억 1000만원, 2013년 360억 1000만원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324억원까지 떨어졌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하이브리드 카드가 출시와 관련해 판매사업을 진행할지 검토해본 적도 없다"며 "저축은행 활성화 차원에서 나올 수 있는 방안이지만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드 판매 사업이 당장 논의 중인 현안은 아니다"라며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다양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는 것 같은데, 영업 현장의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관계자는 "카드사업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저축은행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재원을 만들어놓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