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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메르스 대책 브리핑.ⓒ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에 따른 부처 간 대응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국가 전염병 위기경보의 '경계'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학교장 재량휴업을 적극 검토키로 한 반면 보건복지부는 현 단계에서 일선 학교의 휴업결정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3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경기·충남·충북 교육감을 불러 메르스 확산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 장관은 "학교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고 학생의 생명과 건강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므로 경계 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며 "예방적 차원에서 휴교·휴업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휴교·휴업은 경계 단계에서 작동한다. 보건당국이 교육부에 알린 현재 위기경보는 '주위' 단계다.
교육부에 따르면 3일 오전 11시 현재 휴업에 들어간 학교와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230곳에 이른다. 경기도가 유치원 58곳, 초등학교 105곳, 중학교 15곳, 고등학교 2곳, 특수학교 3곳, 대학교 1곳 등 184곳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으로 충북이 유치원 8곳, 초등학교 18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2곳 등 36곳, 충남은 유치원 2곳, 초등학교 6곳, 중학교 1곳 등 9곳, 세종은 유치원 1곳이 각각 휴업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가 2일 오후 8시 집계한 149곳과 비교하면 15시간 만에 81곳이 늘었다.
교육부는 휴업할 경우 수업결손에 따른 보충계획을 세워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다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수능 모의평가와 관련해서는 연기에 따른 후유증이 크고 시험일 바로 전날 연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학생과 교직원의 발열 확인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학생 집단활동을 자제하고 각 교육청은 각급 학교가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지 지도·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현 단계에서 일선 학교에서 휴업 등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권준욱 보건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선 학교에서 (메르스 때문에) 휴업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리핑에 동석한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메르스는 (사스에 비해) 전염성이 낮고 학교와 메르스가 무관하다"고 거들었다.
김 이사장은 신종플루 유행 당시를 비교하며 "신종플루는 학동기 아동 사이에서 주로 발생했고 학교가 감염 전파의 온상이었지만, 메르스는 다르다"며 "아이가 있는 가정은 자가격리를 잘 지키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부는 일선 학교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를 조회할 수 있게 교육부에 격리 대상 학생과 교사의 명단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