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흐름과 국제 경쟁력 강화, 지주사 전환과 IPO 필요
  •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IPO(상장) 추진은 국제화 흐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필연적이라는 주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각각 일본과 중국을 예로 들면서 '거래소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의 타당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2일 금융위원회는 '거래소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코스닥을 비롯한 각 사업부를 별도의 자회사로 만들어 한국거래소지주(가칭)가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필요한 여러가지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국거래소의 대수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금융당국을 비롯한 한국거래소의 입장이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지난 2011년 국내 게임기업인 넥슨이 일본시장에 상장했던 적이 있다""이는 한국거래소가 국제화 흐름에 뒤쳐질 경우 어떠한 상황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임 위원장은 "15년 전만 해도 일본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는 등 우리 자본시장이 일본보다 앞서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한국거래소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적인 흐름에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거래소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적인 흐름에 뒤쳐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혁신을 선도하는 선진화된 거래소시장을 위해 이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을 통해 임 위원장은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작은 기업이 클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래 성장이 유망한 기업들을 시장에 내놓고 서로 경쟁을 시킴으로써 기업을 성장시키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유가증권시장에 통합된 이후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빠른 시일 내에 분리시켜 우량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상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도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위가 발표한 '거래소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최 이사장은 “중국의 경우 초기에는 우리한테 배워갔지만, 현재 상하이 현물시장 규모는 한국거래소보다 20, 파생시장 규모는 10배 이상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 업무를 하지 않으면 한국거래소는 로컬거래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는 “Eurex, S&P 500 등에서 한국거래소의 지분을 자기들한테 팔라는 요청이 있다”며 “그만큼 한국거래소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럴 경우 경영간섭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분 인수와 함께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를 파견하겠다는 조건을 달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한국거래소가 해외거래소에 종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 이사장은 “지주사로 전환되면 종속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며 “해외거래소와 상호간에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간 사업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고, 여러가지 사업 다각화가 쉬워진다”며 “별도 회사를 만들어 해외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고, 투자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이는 지주사 전환 이후 IPO(상장)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유가, 코스닥, 파생 등 각 사업부를 자회사로 만들 경우 중복 투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경영지원파트(인사, 총무 등)의 경우는 지주사와 자회사가 중복되지 않도록, 자회사는 최소한으로 운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자산은 지주사가 소유하고, 자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각 자회사의 이사회도 중복기능을 최대한 없앨 예정이다. 코스콤은 현재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겠지만, IT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지주사가 담당하도록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금융위 방침대로 개편할 계획이다. 독립성은 유지하지만, 일정 수준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남아 공적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자회사로 분리되면 유가, 코스닥, 파생은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마케팅과 영업력이 확대되면서 이익이 발생 할텐데, 성과에 대한 보상을 인센티브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감시 기능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와 시장감시 법인이 떨어져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밀접하게 관련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