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VS 삼성, 2라운드 엘리엇 이겨 ‘승부’ 원점으로

  • ISS가 엘리엇의 손을 들어줬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낸 것. 엘리엇과 삼성그룹의 ‘힘 겨루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SS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관련 거래조건이 한국 법률에 부합해도,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된 반면 제일모직 주가는 오히려 고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각각 1대 0.35로 정했지만, 이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또 ISS는 합병 이후의 수익 전망도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합병 시너지가 제일모직에만 너무 의존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1일(현지시간) 의결권 자문 2위 업체인 미국의 글래스 루이스도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결국 영향력이 높은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의 선봉에 있는 엘리엇 손을 들어주는 꼴이 됐다.

     

    최근 국내 법원 판결에서 승기를 잡았던 삼성그룹은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엘리엇과 삼성의 싸움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엘리엇은 법무법인 넥서스를 통해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달 엘리엇이 합병 관련 제기한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한 불복 조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