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브레이크 조작에 조향 불가능 전복 위험성 커져브레이크 밟지 말고 속도 줄여 안전지대로 이동해야
  • ▲ 고속주행 중 앞 타이어가 펑크 나자 조향할 수 없어진 차량이 주행 코스를 벗어나 장애물을 들이받고 있다.ⓒ교통안전공단
    ▲ 고속주행 중 앞 타이어가 펑크 나자 조향할 수 없어진 차량이 주행 코스를 벗어나 장애물을 들이받고 있다.ⓒ교통안전공단

    고속주행 중 타이어가 터지면 차량 전복 위험성이 커져 치사율이 평소보다 4배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은 고속주행 중 타이어 펑크 실험을 한 결과 운전자의 급격한 브레이크 조작으로 타이어가 휠에서 빠져 조향이 불가능해지고 차량 무게중심이 구멍 난 방향으로 급격히 쏠려 전복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실험은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승용차로 시속 100㎞ 주행 중 앞 타이어가 터지는 상황을 유도해 이뤄졌다.

    공단은 실험 결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서서히 속력을 줄일 경우 차량이 기울어지기는 해도 조향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공단에 따르면 타이어 불량으로 말미암은 교통사고는 2010~2014년 5년간 총 710건이 발생해 67명이 숨졌다. 평균 치사율 9.4%로,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2.3%의 4배에 달했다.

    특히 월별 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총 710건 중 여름철인 7·8월에 177건이 발생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부상자 수 1501명의 26%인 384명, 사망자 수 67명의 33%인 22명이 각각 7·8월에 집중됐다.

    공단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지면 온도가 높아 고속주행하게 되면 내부에서 생긴 열 때문에 타이어가 쉽게 변형된다"며 "특히 오래됐거나 손상된 타이어는 스탠딩 웨이브 현상에 의해 쉽게 파손되므로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딩 웨이브 현상은 고속주행 때 타이어 접지부에서 받는 주름이 다음 접지 시점까지 복원되지 않아 접지부 뒤쪽에 진동물결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타이어 발열이 급속히 증가해 타이어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찬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여름철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10% 이상 높이고 고속주행 중 타이어가 펑크나면 조향핸들을 꽉 쥐어 직진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며 "비상등을 켠 뒤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채로 차량 속도가 줄어들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이 대형사고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