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간 경상수지 불균형 개선돼야" "한국 원화 여전히 5~13% 저평가"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과 중국 및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심하다면서 환율문제를 거론,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환율 갈등 격화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IMF는 28일(현지시간) 연례보고서에서 "국가간 대외수지 불균형은 글로벌 성장을 제약하고 글로벌 금융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큰 나라들이 국내 소비 진작을 통해 불균형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립튼 IMF 수석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는 국가 간 경상수지 불균형이 해소되긴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면서 "불균형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성장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나라로 중국과 한국 및 독일을 지목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유동적이고 시장에 기반을 둔 환율제도를 도입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면서 "아울러 국내 소비를 증대하고 금융시스템을 개방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립튼 부총재는 지난 5월에는 중국 위안화가 더 이상 저평가돼 있지 않다고 호평했었다. 작년에는 중국 경제의 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3~12% 저평가돼 있었지만, 위안화의 가치 상승으로 적정 환율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 중국에 시장평균환율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가뜩이나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금융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IMF는 한국에 대해서는 원화가치가 여전히 5~13%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립튼 부총재는 "실효 환율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각국은 실효 환율이 낮아지는 것을 막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한국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중단을 요구한 바 있던 미국 재무부의 입장이 더 강화됐다.

     

    한편 IMF는 경상수지 적자가 심한 나라로는 영국, 브라질, 프랑스 등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