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5월, 이상고온·강우·폭설 등 이상기후 잇따라전남 비롯 일부 지역 양파·마늘 등 농작물 피해발생기후인플레이션 확산 우려… 정부 "모니터링 강화"
  • ▲ 마늘ⓒ뉴데일리DB
    ▲ 마늘ⓒ뉴데일리DB
    잇따른 이상기후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면서 안정세에 접어든 농산물 물가가 요동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혹시 모를 상황 악화에 대비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평균기온은 14.9도였다. 각종 기상 기록 기준점인 1973년 이후 4월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다. 

    14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곳곳에서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랐다. 겨울철인 지난 1월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1.8도 높은 0.9도로 나타났으며, 1973년 이후 1월 기온 중 여섯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5월에는 더위가 누그러지며 이례적인 폭우와 저온 현상이 나타났다. 강원 일부 지역에선 5월임에도 0도 안팎으로 기온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 15일 강원 북부 산지에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5월 중순에 '대설특보'가 내렸다.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이 양파와 마늘 등으로 번지며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도는 16일 겨울철 고온과 최근 잦은 강우, 일조량 감소 등으로 양파 생육에 피해가 발생해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양파 주산지인 무안과 신안은 전남 양파 재배면적 6862㏊의 약 20%인 1370여㏊(잠정)에서 잎마름과 성장 지연 등의 피해를 겪었다. 경남 함양은 양파 생육기 고온과 강우로 노균병 확신이 우려돼 지난달 농가에 주의를 요구한 바 있다.

    '벌마늘' 발생도 대거 발생하고 있다. 보통 1개 대에서 6~7쪽의 마늘로 성장해야 하지만 여러 대가 올라오며 작은 13쪽까지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마늘을 벌마늘이라고 한다. 

    현재 경남 남해지역 피해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 5300㏊ 중 남해 200㏊ 등 560㏊에 달하며 전남에서도 전체 4000㏊ 중 782㏊가 벌마늘 피해를 겪고 있다. 농산당국은 오는 20일까지 피해 신고를 받기로 했다.

    매실도 고온으로 꽃이 이르게 피면서 열매가 열리지 않고 있다. 전남의 경우 720㏊, 경남은 140㏊가 피해를 입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겨울 14년 만에 가장 심각했던 일조량 부족으로 시설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 피해 면적은 9000여㏊로 2010년 1만4000여㏊가 첫 재해로 인정된 후 두 번째 시설하우스 일조량 피해다. 

    여름 제철 수박은 착화율 저조, 곰팡이병 생육부진 피해를 입었고, 멜론은 잿빛곰팡이병, 잎고사 등의 피해를 겪었다.

    지난 15일 기준 마늘 1㎏당 33개 전국 공영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전일 대비 320원 오른 3730원이며, 매실은 전일 대비 400원 상승한 1970원이다.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농산물이나 식료품 가격이 오르는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 사과·배 가격 급등처럼 이런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사과는 80.8%, 배는 102.9%나 급등하는 등 올초부터 과일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1500억원 규모의 긴급농축산물 가격 안정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또 납품단가 755억원, 할인지원 45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긴급농축산물 가격 안정자금을 투입해 물가 안정을 꾀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강원 대설이 산간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고, 또 최근 일부 품목의 작황부진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혹시 모를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물가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