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채권평가이익 줄었지만 거래대금 증가로 수수료 수익 급증IB·WM 등 증권사별 수익 다각화 지속 노력
  • 증권업계의 든든한 밥줄로 한동안 자리매김했던 채권평가이익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덕분에 1분기 호황을 맞았던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면 줄어드는 채권 부문 수익을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으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어 증권가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채권금리 하락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2분기 들어서는 미국 등 대외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기준금리 역시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인상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여건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며 채권운용 환경 역시 나빠졌다.


    실제 지난 1분기 중 41.4bp 하락했던 국고채 3년물은 2분기 들어서는 오름세로 전환해 7.3b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2분기 실적발표시즌을 앞두고는 채권평가이익으로 눈에 띄는 실적개선세를 보인 1분기에 비해 악화된 성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전망과 달랐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지난 2분기 채권부문에서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으로 완벽히 메꾸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KDB대우증권의 경우 채권 관련 이익인 상품운용손익은 전분기보다 47% 급감한 반면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44% 급증했다.


    특히 시장환경이 채권트레이딩에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파생결합상품 조기상환증대, 시장변동성 확대를 활용한 헤지트레이딩 분야에서 선전하며 S&T(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에서 오히려 958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1119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정점을 찍었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짐에 따라 지점영업 등 리테일을 강조했던 대우증권이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776억)과, 현대증권(839억)등 전통적으로 브로커리지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증가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한화투자증권도 2분기 당기순이익이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의 성장세로 전년동기대비 1982.7% 급증한 169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의 증가세는 타 증권사들에게도 큰 수혜 요소다. 업계는 특히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 사업부의 수익 개선은 물론 증시 호조 영향에 자기자본매매 등 상품 운용 부문 수익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증권의 당기순익을 13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브로커리지 증가에 자회사들의 실적이 더해져 2분기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가격상하한선 확대 효과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일평균 거래대금도 늘어났다는 점은 리테일 부문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그동안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수익원 다각화라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브로커리지와 함께 증권사별로 투자은행(IB) 등 기업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딩), WM(자산관리) 등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자기자본 투자여력이 있거나 수익 변동성을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 증권사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보이자 3분기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발 금리인상이 3분기 중 예정돼 있지만 채권운용이 더이상 증권사의 실적을 좌우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인상 이슈에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이 금리인상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평가익 축소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