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과징금·AI 인프라 논의 예상통합요금제 추진 외 구체화 방안 실종속 시원한 답변 없는 회동에 ‘찝찝’
  •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국내 이동통신 3사 대표가 처음 만난 자리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주요 현안을 두고 발표 시기를 미루거나 언급을 아껴 아쉬움이 배가됐다.

    지난 13일 열린 회동을 앞두고 주요 현안에 대한 해법이 제시될지 관심이 쏠렸다. 정부가 연초부터 생활규제 개혁 방안을 논의하며 재점화된 단통법 폐지부터 가계통신비 인하, AI 인프라 구축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견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이통3사에 최대 5조5000억원 과징금 조치 의견을 내놓은 것 관련 조율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 공정위와 이통3사는 담합 여부를 두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장관이 과징금 문제에 대한 이통3사 의견을 청취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해당 내용은 주요 논의 사항이 아닌 추가 건의사항으로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과기정통부 백브리핑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업계 상황과 입장을 장관에게 설명했고, 장관은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라는 형식적인 답변을 내놨다. 과징금 규모가 이통3사 1년간 영업이익 총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처사다.

    통합요금제 출시 시점만 공유됐을 뿐 요금제 자체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통합요금제가 세대별 구분없이 데이터 용량만으로 나누는 것인지 등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5G·LTE 요금제가 통합되면 5G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알뜰폰 업계가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에 혼란만 더해지고 있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현안을 전부 다루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장관과 대표 회동은 사전에 조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망 사용료와 주파수 재할당은 언급하지도 않았고, 단통법 폐지 논의도 진전이 없다.

    이통3사 대표들은 통상 과기정통부 장관과 회동 전후 기자들 질문에 일부 답해주는 것이 관행이지만 모두 자리를 벗어나기에 급급했다. 정부 부처가 주체인 자리에서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지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안이 도출되지 않은 이번 회동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한다.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내용들은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첨예하고 예민한 의제들을 두고 속 시원한 답변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장관과 이통3사 대표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인 만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복잡한 셈법에 물음표만 남은 회동은 모두에게 찝찝함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