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6만원대 VS SK증권 1천원대NH투자·KDB대우·현대증권, 1만원 안팎

  • 대형 증권사가 주가도 높을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주가는 자본 규모 보다는 결국 ROE 등 실적 추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견조한 실적을 보이는 한국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대형사로서의 면모를 그나마 보여주고 있다. ROE(상반기 기준)가 높은 키움증권(12.8%)이 5만원대의 주가를 나타내고 있으며, 메리츠종금증권(13.9%)도 저점 대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현재 국내 증권사 56개 가운데 상장사는 23개(우선주 제외)이며, 이들 증권주는 1천원대부터 6만원대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증권주 중 가장 비싼 종목은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로 6만6700원이다.

     

    이어 5만원대 종목으로 키움증권(5만7600원)과 신영증권(5만3400원)이 있다. 중형 증권사들이 나란히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증권은 2분기말 기준 자본 1조474억원으로 업계 12위, 신영증권도 자본 1조538억원으로 업계 11위 규모이다. 덩치는 중형이지만 주가는 대형 증권사를 능가하는 것이다.

     

    삼성증권이 4만5700원으로 그나마 체면 치레를 하면서 4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3만9500원으로 5위를 유지했다.

     

    통상적으로는 자본이 많고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주가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은 1만원대 초반을 횡보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7580원으로 지난 6월을 제외하고 최근 3년간 1만원대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5402억원, 영업이익 2962억원, 당기순이익 229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1%, 135.8%, 134.1%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도 주가는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 부진도 문제지만,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는 1만원대 종목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신증권, HMC투자증권, 교보증권, 유화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1만원대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증권주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으로 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이것도 양호한 수준이다. 5000원 안팎의 종목들도 만만치 않게 많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 5080원, 유안타증권 4230원, 한화투자증권 4895원, 동부증권 4450원, 유진투자증권 2955원, KTB투자증권 2735원 등이다. 커피 한잔 값이면 이 같은 종목 하나를 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은 가파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역시 저점 대비 상승하고 있다.

     

    1천원대 종목도 있다. SK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은 각각 1160원, 1270원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한번 탈 요금 정도면 두 종목 중 하나를 매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본과 영업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며 “증권사 규모가 크다고 해서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는 결국 실적과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증권주는 시장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최근 조정을 받고 있지만, 올 들어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도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33개 증권사는 비상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