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주범 '응급실 과밀화' 근절위해 '통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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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확산지' 오명을 벗기 위한 삼성서울병원의 청사진이 나왔다.

     

    국내 최초 단일 병원서 '백신 개발 및 환자 안전 인프라 구축에 1천억원 투자', '전 응급실 병상의 1인 구역화', '6시간 내 입퇴원 가능한 진료 프로세스'까지…. 2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는 9대 원장에 연임된 송재훈 원장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후속 대책'의 구체적인 안이 발표됐다.

     

    2일 발표된 대대적인 '응급의료시스템 아젠다'에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기에 가능한 계획이다", "송재훈 원장의 감염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에는 9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8월 3일, 50일간의 부분 폐쇄를 끝내고 진료 완전 정상화를 선포했으며 현재 외래환자 및 입원환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90% 회복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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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백신 개발에 5년간 410억 투자
    "본원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기에, 근본 대책인 백신 개발 지원하겠다"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후속 대책'에 따르면 백신 개발은 국제백신연구소(IVI: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와 협력하여 추진되며 규모는 5년간 410억원이다. 410억원의 기금은 삼성생명재단의 공익기금을 통해 재원 조달받을 예정이다. 

     

    송재훈 원장은 "백신 개발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서 삼성서울병원은 개발자금은 지원하고, 백신 개발 기관의 선정과 관리 등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국제백신연구소에 위임하겠다"고 전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UN이 설립한 곳으로, 본부를 한국에 두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UN과 WHO(세계보건기구), 세계 35개국 정부가 본 연구소를 후원하고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최적의 지원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규모의 백신 개발은 단일 병원으로는 국내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데이타를 가장 많이 보유한 병원으로서 향후 임상 자료 개발이나 데이타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르스 백신은 현재 동물실험이 완료되고, 임상 3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임상지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본원은 설명했다. 또 송재훈 원장은 "신종 감염병 가운데 백신 개발이 가장 지체되는 분야가 메르스다. 조류 독감은 이미 미국서 승인됐으며, 에볼라도 임상 3상에 있다"며 메르스 백신 개발에 방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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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규모 1.6배 확장', '1인실 구역화'
    메르스 확산 주범이었던 응급실 과밀화, 근절한다

     

    메르스 확산 주범이었던 '응급실 과밀화'를 근절키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오는 2016년 3월까지 응급실을 현재의 1.6배 규모로 확장하고 내부구조를 전면 개선할 방침이다.

     

    송재훈 원장은 "응급실을 감염/외상/소아/암환자 등 6개의 전문 진료 영역별로 구역을 나누고, 발열호흡기 진료소의 11개의 음압격리실을 설치, 일반환자와 감염환자의 동선을 분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병상 또한 모두 1인 구역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8월 한달간 응급실 환자의 30분 내 초진완료와 6시간 내 입/퇴원이 가능한 응급진료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응급실에 환자가 머무는 시간을 줄여 바로 입원 가능한 '응급병동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

     

    이에 송재훈 원장은 "1·2차 병원과의 협력진료 시스템 구축 강화가 된다면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할 수 있으며, 현재 한달 째 (응급진료 프로세스)운영을 한 결과 체류시간은 4시간 가량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그간 지적받았던 음압병실 확충에 무게를 뒀다. 11개의 음압격리실(성인 6실, 소아 5실)을 설치한 것이 그것. 송재훈 원장은 "음압격리병동 운영은 대규모 적자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적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갖춰진 시설이다"고 말했다.

     

    한편 응급실의 모든 진료는 오픈 시스템으로,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에 변함은 없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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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환자안전 인프라 개선에 500억원 이상 투자한다"

     

    2일,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안전을 위한 인프라 개선에도 팔을 걷어부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음압격리병동 설치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간병문화 개선 등에 총 5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음압격리병동은 응급실의 11개 음압격리실과는 별도로 호흡기 감염병 환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치료 공간으로, 송재훈 원장은 "2016년 3월가지 해당 병동 내에 전실을 갖춘 음압격리병상을 최소 10개 이상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병원의 감염 관리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이상 징후가 있는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은 열감지카메라와 병원 내 CCTV를 연동해 종합상황관리의 부가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개발 중에 있다. 이에 더해 삼성서울병원은 "간병 문화 개선을 위해 등록된 방문객만 병실 출입이 가능하도록 모든 병동 입구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하루 면회객을 환자당 2인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