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이 늘고 있다. 한때 많이 올랐던 만큼 크게 하락한 바이오·제약주가 이제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하반기에 주목받을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바이오·제약 등의 기업 공모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최근 안트로젠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공모 예상가격은 2만3000~2만8000원이다.

    단백질의약품 업체 팬젠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기업가치는 1000억원 정도로 평가되며 공모를 통해 310억~35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기업 중 수익률이 뛰어난 펩트론의 경우 지난해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7월 22일 공모가 1만6000원에 상장했다. 9월 15일 종가 기준 주가 상승률은 173%에 달했다.

    펩트론은 한때 장중 7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 주가가 다소 밀렸다. 지난해 76억원의 당기순손실 상태에서 펩트론과 같은 달 상장한 코아스템도 9월 15일 공모가(1만6000원) 대비 33.7% 상승한 2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암 진단키트 전문업체 에이티젠은 지난해 58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 3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뒤 8월에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도 통과했다. 에이티젠의 경쟁력은 저렴한 비용의 암 진단키트다.

    2002년 1월에 설립된 에이티젠은 재조합 단백질, 단일클론 항체, 진단키트를 개발·제조하는 곳으로 세계 최초로 NK세포의 활성도를 통해 면역력을 측정하는 키트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앱클론도 지난해 매출액 18억원에 영업손실 21억원, 당기순손실 32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은 돋보인다.

    앱클론은 난치성 암 질환과 자가면역 질환 분야에서 항체신약을 개발한다. 앱클론과 공동으로 항체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스웨덴 파트너사는 지난 8월 유럽 바이오 시장 기술이전 역사상 단일항체 기준 최대 규모인 7억달러의 거래를 다국적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과 성사시켜 주목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개발비가 높아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지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며 "기술성을 평가받아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기술특례상장을 기다리는 유망한 바이오기업들이 줄을 서 있다"며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특례상장은 재무 상태가 적자라도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대부분 연구개발(R&D) 투자가 많은 바이오·헬스케어업체가 대상이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공모주들은 IPO 이후에도 계속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상장 이전 미리 투자하면 큰 수익률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오기업의 IPO는 앞으로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 주가는 올 상반기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종목별로 기술 수출,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다른 산업 대비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내기 바이오기업들도 그에 걸맞은 프리미엄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