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동반 상승…현대해상·KB손보·동부화재·삼성화재 順


  •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자동차보험 수입이 1년새 10% 가량 늘었지만 손해율 역시 1%p 넘게 악화(손해율 상승)되면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매출은 전년동기(4조6759억원)대비 9.82%(4590억원) 증가한 5조134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손해율 역시 평균 82.97%에서 82.97%에서 84.03%로 1.07%p 상승해 손보사들이 여전히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이익은 줄어든다. 그러나 국내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수년째 적정 손해율(손익분기점)인 77% 안팎을 훨씬 웃돌고 있어 일부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이미 인상한 실정이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수입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손해율 역시 4곳 가운데 가장 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상반기(1조340억원) 보다 15.75%(1629억원) 증가한 1조1969억원의 자동차보험 매출을 올렸지만, 손해율 역시 84.70%에서 86.90%로 동반 상승했다.

    올 상반기 현대해상의 경과보험료(보험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보험기간이 도래한 금액)가 1조1007억원인데 보험금 지급액(발생손해액)이 9561억원에 달한 것이다. 받은 보험료 중에서 90%에 육박하는 대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매출이 1조1785억원으로 집계되면서 11.18%(1185억원)의 증가율을 보였다. 손해율의 경우 84.20%에서 0.30%p 증가한 84.50%였다.

    삼성화재는 1조9201억원의 자동차보험 매출을 올리면서 규모면에서는 압도적이었다. 이는 전년동기(1조7778억원)대비 8.00% 신장한 수준이다. 손해율은 지난해(79.16%)보다 0.67%p 오른 79.83%를 기록, 이들 4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70%대를 유지했다. 때문에 대형 손보사 중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긴 하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상회하고 있었다.

    KB손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8041억원) 보다 4.39%(353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8394억원의 자동차보험 수입을 냈다. 손해율은 마찬가지로 1.10%p 오른 84.90%로, 손해율 증가폭 측면에서는 현대해상의 뒤를 이었다.

    한편 보험료 인상과 외제차 보험제도 개선 등 그동안 손해율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던 요인들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손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상 부진, 외제차 손해액 상승, 유가 급락으로 인한 운행량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올해부터는 지난해 영업용·업무용 보험료 인상 효과에 대체부품제, 외제차 자동차보험제도 개선 및 교통사고 사고건수제 도입 등 정책적인 호재에 힘입어 손해율이 하락 반전(개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