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업종 주가전망은 유가의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항공사 운영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고 유류할증료가 내리는 만큼 고객들의 가격 부담이 적어져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면 실적이 개선되고 자연스럽게 주가도 상승하는 원리다. 하지만 최근 항공주들은 유가 하락의 수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24일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4.48달러로, 94.57달러였던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날 각각 3만1600원, 5300원에 마감했다. 이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이던 지난해 9월 24일 주가 3만6850원, 4710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같이 국제 유가가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주는 실적부진으로 제자리걸음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전인 5월까지 전국공항의 국제선 여객수요는 전년동기대비 18.6% 늘어났다. 6월에는 12.4% 감소했으며 7월과 8월에는 각각 14.1%, 2.5% 감소했다. 9월에는 전년동월대비 3.3% 늘어나 4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5월까지 20%에 육박하던 증가율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하다.

    특히 외국인 입국자수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인의 한국방문은 5월까지 28.2% 늘어나다가 6월, 7월, 8월에 전년동월대비 각각 45.1%, 63.1%, 32.3% 감소했다. 9월에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유류비 부담이 크게 줄었지만 메르스 때문에 영업이익은 전년수준이다. 3분기 유류비는 71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9%(335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 적용되는 항공유가는 전년동기대비 44.4%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환율 변동 리스크가 3분기 실적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유류비가 3350억원 줄어드는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메르스 영향으로 수요가 부진했고 운임도 하락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행적으로 공급을 줄여 탑승률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막아냈지만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은 그대로 발생하므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며 주가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