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전국외투환경지도' 공개…불만족 주된 원인은 '공무원의 행정행태'지자체 행정에 대한 외투기업 체감도, 국내기업보다 낮아…평균 63점
  • ▲ 기업체감도 지도. ⓒ대한상의
    ▲ 기업체감도 지도. ⓒ대한상의

     

    전국적으로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의 기업체감도가 가장 좋은 지역은 경북 포항, 외국인투자에 가장 유리한 환경을 갖춘 지역은 충남 천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박용만)는 9일 전국 1578개 외투기업이 평가한 87개 기초지자체 행정에 대한 '기업체감도'(주관적 만족도) 조사결과와 228개 기초지자체 조례에 대한 '외투기업친화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국 외국인투자환경 지도'(전국외투환경지도)를 작성해 공개했다.

     

    대한상의는 매년 지역별 기업환경 매력도를 보여주는 전국규제지도를 작성·공개하고 있으며, 이번 전국외투환경지도는 외투기업 버전으로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간 조사·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규제행정에 대한 외투기업의 주관적 만족도를 보여주는 기업체감도에서는 1위인 경북 포항시를 비롯 경북 영천, 전남 광양, 전북 군산 등 4개 지자체가 최우수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지자체 조례의 외투기업 친화성에서는 1위인 충남 천안시를 포함해 경북 구미, 경남 창원, 대구 달성 등 11개 지자체가 S등급을 받았다.

     

    외투환경지도는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의 항목별 평가점수를 S(상위5%)-A(차상위25%)-B(중위40%)-C(차하위25%)-D(하위5%)의 5등급으로 구분후 각각의 등급을 색으로 나타낸 것이다. 지도에는 기업환경이 좋을수록(S․A등급) 따뜻한 주황색에 가깝게 표현되고, 나쁠수록(C․D등급) 차가운 파란색에 가깝게 표현된다.

     

    외투기업이 평가한 지자체규제 만족도인 기업체감도 종합평균은 63.4점으로, 지난해 조사한 전체기업(69.3점)보다 5.9점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기업과 비교해 외투기업이 중점적으로 낮은 평가를 준 부문은 지자체장의 규제개선의지(국내기업과의 격차 9.5점)와 일선공무원 태도(격차 7.1점)로 나타나 외투기업에 대한 공무원행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민창 조선대 교수는 "외투기업들이 규제애로를 호소 중이나 지자체 규제 중 외투기업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없었다"면서 "규제환경이 동일한데 외투기업이 국내기업보다 규제애로를 크게 느끼는 것은 외투기업이라서 겪는 어려움을 담당공무원들이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한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규제보다는 공무원태도가 문제라는 얘기다.

     

    그밖에 외투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기업에 비해 차별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응답이 3.8%로 나타나 '외투기업 차별문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 외투기업친화성 지도. ⓒ대한상의
    ▲ 외투기업친화성 지도. ⓒ대한상의

     

    또한 지난해 대비 규제환경 개선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개선됐다"는 응답이 21.3%로 "악화됐다"는 응답(1.1%)보다 많았다.
     
    외투기업 기업체감도에서 1위를 차지한 포항은 △'기업애로지원단'을 설치해 외투기업마다 전담공무원을 1:1로 두어 각종 행정처리 지원 △법률·세무·관세·노무 등의 분야에 민간전문가를 '애로상담관'으로 위촉해 외투기업 전문상담 △시청과 시의회, 기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제도개선추진단'을 운영해 외투기업 투자애로를 '원샷해결'해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광양도 투자유치에 적극적이며, 기업호응도 높은 지역이다. 광양시는 외투기업이 투자의사를 타진하면 'Project Manager(프로젝트 메니저)'라는 이름으로 전담공무원을 배정해 최초상담부터 회사설립, 공장준공, 인력채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투자과정에서 노동청, 세무서, 환경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청공무원들이 앞장서는 '에스코트서비스'도 제공한다. 광양시는 외투기업 유치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외국기업의 날'에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들 지자체 외에도 경북영천, 전북군산 등 4개 지자체가 기업체감도에서 S등급을 받았고 경기성남, 경남창원, 인천남동 등 22개는 A등급, 강원원주, 경북구미, 충남천안 등 34개는 B등급, 경기오산, 전북익산 등 57개는 C등급, 강원동해, 광주북구, 대구서구, 서울동작 등 4개는 D등급을 받았다.

     

    지역별 '외투기업친화성'은 지자체 조례에 드러난 외투유치시스템, 고충처리시스템, 지원제도․실적, 유치성과 등 4개 부문을 가중합산해 측정한 것으로 종합평균치는 기업체감도와 비슷한 61.4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 점수는 외투기업 유치나 지원태세를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치시스템과 고충처리시스템이 실제 지원실적과 유치성과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 ▲ 전국외투환경지도 평가항목 및 우수지자체. ⓒ대한상의
    ▲ 전국외투환경지도 평가항목 및 우수지자체. ⓒ대한상의

     


    지자체 조례 분석결과에서는 외투기업에만 적용되는 차별적 규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다수 지자체가 외투기업에 친화적인 유치․지원제도를 구축,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외투기업에게 7년 이상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지자체는 전체 228곳 중 171곳, 보조금 지원제도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185곳이었고, 유치전담조직을 운영하는 지자체도 155곳에 달했다.

     

    반대로 외투기업 유치에 소극적인 지자체도 일부 있었다. 37개 지자체는 외투기업 지원시 업종제한을 두고 있었으며, 73개 지자체는 외투기업 유치를 담당하는 조직이나 인력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투자 유치실적을 종합한 결과에선 신규투자를 유치한 지자체가 64곳, 증액투자를 유치한 지자체가 18곳이었다. 이들 지자체의 평균 투자금액은 신규투자 15억, 증액투자 1370억 수준이었다.

     

    외투기업친화성 1위를 차지한 충남 천안은 △연2회 무역사절단을 정기적으로 파견해 지난 3년간 2억달러의 계약체결 △코트라와 함께 '기동상담서비스'를 실시해 100여건의 외투기업애로 처리 △시예산 125억원을 투입해 외투기업 전용단지 조성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최근 3년간 총 78건, 누적금액 3억5000만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구미도 적극적인 유치노력과 고충처리로 외투기업친화성에서 S등급을 받았다. 최근 3년간 일본, 미국, 독일 등에 16차례나 투자유치단을 파견했으며 올해 3월에는 국내투자에 관심이 많은 독일지역에 '구미통상협력사무소'를 열기도 했다.

     

    외투기업 고충처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 3년동안 64건의 애로를 해결했다. 구미에서 무역업을 하는 일본인 C씨는 "시청에서 찾아와 경영애로를 묻기에 직원들의 출퇴근이 불편하다고 건의했더니, 외투단지 입구까지 진입로를 새로 닦아주고 순환버스 노선도 개설해줬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최근 3년간 9건, 1300억원의 증액투자를 유치했다.

  • ▲ 외투기업과 일반기업(2014년조사)의 기업체감도 비교. ⓒ대한상의
    ▲ 외투기업과 일반기업(2014년조사)의 기업체감도 비교. ⓒ대한상의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외투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싶어도 지역별 투자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고, 그만큼 투자결정에 지연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외투환경지도의 의미는 지자체별 외투기업 지원환경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줌으로써 한국에 투자하려는 외투기업에게 투자대상지역 선정에 도움을 주고, 외국인투자가 없는 지역에도 외투기업이 투자여부를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가 주관한 이번 전국 외투환경지도사업은 행정자치부,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코트라 등의 협력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