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화학부문 빅딜 및 실적개선 합쳐져 연초 이후 주가 11%↑특히 한화케미칼 76%↑…자회사·손자회사도 연이어 호재 쏟아져
  • 한화그룹은 최근 대기업들간에 일고 있는 초대형 M&A(인수합병)의 포문을 열며 대기업 빅딜의 성공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적인 빅딜은 한화가 퀀텀점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주가 역시 상승하는데 기여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주)한화 주가는 전일대비 0.29%(100원)오른 3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1.2%다.


    한화의 주가가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 회사를 총 1조9000억원에 사들이기로 전격 발표한 직후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오너십이 강한 대기업간 계열사 빅딜이 당시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하지만 불과 1년새 보여주고 있는 한화 계열사들의 실적과 주가흐름은 성공적이라는 중간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실적이 뛰고 있다. 올해 1분기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한화케미칼은 2분기 937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초소재부문의 성수기 진입으로 판매량 및 판매가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가 가능했으며, 태양광 실적 역시 개선세를 나타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한화가 지분 50%를 보유 중인 한화토탈의 경우 3분기에만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년간 17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29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화테크윈은 3분기 중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8분기 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연초 이후 급등했다.


    한화그룹이 36.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의 경우 주가는 전일대비 0.72%(150원) 오른 2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76.7% 급등, 코스피대비 72.6%p 초과수익률을 냈다. 한화케미칼 역시 빅딜 직후 주가는 지난해 11월 26일 1만3500원에서 올해 1월 16일 1만900원으로 약 두 달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2월 들어 뛰기 시작한 주가는 현재도 우상향 중이다. 지난 7월 울산공장 폭발사고라는 돌발악재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주가흐름을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3분기 실적 역시 전분기에 이어 9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수년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태양광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태양광 사업은 여전히 안갯속이고, 경쟁업체들은 사업을 정리하거나, 최악의 경우 도산으로 이어지는 등 업황부진은 5년째 지속되고 있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업황 불황속에서도 '폴리실리콘(원자재)→잉곳→웨이퍼→셀→모듈'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상태에서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실제 태양광산업은 다시 완만한 회복 구간에 진입 중이다. 대규모 M&A로 단기적인 주가부양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장기적인 투자로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화학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김승연 회장의 결단력에 지난 1981년 한국프라스틱(현 한화케미칼)에 입사한 한화맨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의 조직안정화 능력이 더해지며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자회사·손자회사들의 호재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화케미칼의 손자회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시내 면세점에서도 자격을 얻었다. 막대한 이윤이 고스란히 기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한화케미칼은 물론 한화그룹이 들떠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 한화갤러리아가 69.45%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의 유통부문은 올해 전사 영업이익의 19.2%를 차지하는 4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며 "2018년부터 신규 시내면세점을 통해 전사 영업이익 7.1% 개선에 해당하는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화그룹의 자율 빅딜은 그룹 전체적으로 실적개선과 주가부양 등의 효과를 낸 것은 물론 재계 전반에도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빅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오히려 지금은 재계에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매각이 장기 표류할 우려마져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주도가 아닌 기업간에 자율적인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