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19.6% 급증,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탈출실적개선 맞춰 주가도 뚜렷한 상승세
  • 엔저(低)의 직격탄, 중국의 저가공세로 한동안 고전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 대표주자이자, 대표 수출종목인 기아자동차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지속돼 왔던 마이너스 성장을 마치고 실적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부진했던 주가도 3분기를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3분기 국내외에서 완성차 65만8374대를 판매하며 매출 13조1109억원, 영업이익 6775억원, 당기순이익 55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19.6%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전년보다 감소했던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218만6566대를 기록하게 됐고, 매출은 36조7297억원, 영업이익은 1조8399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3분기 실적 개선세로 누적 영업이익 감소율도 전년대비 -22.8%에서 -11.2%로 절반 이상 줄였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신차들의 판매호조가 어우러진 결과였다.


    실적이 개선되자 증시에서도 기아차를 보는 눈이 바뀌고 있다. '차화정'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국내 증시를 선도하던 옛 영광만큼은 아니지만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4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던 기아차 주가는 24일 5만3500원에 마감, 약 4개월 만에 21.87% 상승했다. 연초대비로는 2.29%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엔화환율과 원화환율이 번갈아가며 급락하고, 해외 경쟁사들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며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모처럼 맞고 있는 호재다.


    3분기 실적발표가 나온 직후 증권사들의 기아차에 대한 목표주가도 상향됐고 호평도 이어졌다. IBK투자증권은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9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HMC투자증권은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았다"며 "중국 가동률 하락에 따른 우려는 가격 인하와 신차 출시로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멕시코 공장의 생산도 시작돼 매출과 이익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K5 등이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되면서 신차효과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분기 최대인 13만9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지적대로 최대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기아차는 현재 다방면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2013년에는 중국 딜러망을 560개에서 699개로 대폭 확충하고, 노후 딜러점 환경 개선 등 딜러 경쟁력을 강화했다. 2014년 1월에는 제 3공장 본격 가동과 함께 내실을 강화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공장에 K3를 이관해 생산을 확대하고, 2공장에서 포르테의 물량 증대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3~4급 도시에 딜러망 신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중국시장이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차 수요가 대폭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중국에서 젊고 역동적인 기아 브랜드 이미지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제품과 신차 투입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기대감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월 현대차가 배당성향을 단기적으로는 15%, 중장기적으로는 25~30%까지 확대한다고 밝힘에 따라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감돌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배당이 주가를 떠받치고 있고 공장 가동률 회복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국내와 중국 세제 혜택과 신차 출시 덕분에 가동률이 높아진 상태인데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 또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기아차는 주당(보통주) 1000원씩 총 4040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안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