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C카드에서 모바일단독카드를 시연하고 있다.
    ▲ BC카드에서 모바일단독카드를 시연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결제시장이 핀테크 바람을 타고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시장 파이는 그대로지만 경쟁자는 늘면서 결제시장의 핵심사업자인 카드사에게 경고등이 켜졌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당근과 채찍을 얼마나 '잘' 활용할 지 주목된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따낸 한국카카오와 K뱅크가 결제시장에까지 뛰어들면서 카드사들과 맞붙게 됐다. 삼성페이 발(發) 모바일 결제 시장도 흔들리고 있어 카드사들의 입지는 더욱 위태롭다.

    카드사들은 핀테크에 흔들리는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올 상반기께 실물없는 모바일카드를 속속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실적은 저조했다.

    실제로 하나카드가 내놓은 '모비원(mobi 1)' 정도만 약 1만장의 실적을 거뒀을 뿐 다른 카드사들은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실적 공개를 꺼려했다. 
    단말기의 제한이 있는 삼성페이가 출시 2달만에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실적과 대조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물 없는 모바일 단독 카드를 출시하긴 했지만 오프라인에서 결제가 되지 않는 등의 한계점을 보완하지 못해 여태껏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대한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주는 대신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내년 1월말부터 가맹점 매출 규모별로 0.5~0.7%포인트를 인하해야만 한다. 금융위원회는 연간 67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감안해 금융위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줌으로써 카드사들의 부수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을 발표했다. 적극적으로 신(新)사업을 펼치도록 독려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나름대로 규제를 조이고 풀어주면서 카드사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안겨준 셈이다.

    부랴부랴 신사업 찾기에 분주해진 카드사들은 부수업무 문호가 열리자 각자의 방식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지만, 주업인 '결제'의 판도를 바꿀만한 굵직한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자동차 할부·리스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상품을 설계해 왔다. 조만간 신차 할부금융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우리나라 상품을 해외에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사이트를 연내에 오픈한다. 이와 함께 KB국민카드는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의 타당성도 검토 중에 있다. 이동통신 대리점은 KB국민카드의 모바일 전용카드가 탑재된 휴대폰에 각종 혜택을 얹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우선 전담팀을 꾸려 KB금융그룹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판매를 하며 반응을 살피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발광다이오드(LED)) 금융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노후된 아파트나 빌딩 등 건물에 설치된 노후 전기시설을 LED로 교체해 주면서 그 비용을 삼성카드가 대출해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절감되는 전기료로 아파트 측이 교체비용을 갚고 나면 주민들은 관리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연초에 신사업 전담팀을 구성한 신한카드는 핀테크, 모바일 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잡고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해당 분야 1등 사업자들과 손잡고 아웃소싱 방식으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신사업만으론 핀테크 발 격변기를 맞은 결제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그래도 꾸준히 현업에서 진행할 수 있는 신사업 모델을 꾸준히 발굴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 말고는 아직 뾰족한 묘수를 발견하진 못했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