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앞두고도 심각한 위기감 못느껴

핀테크 바람에 결제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결제시장의 핵심 사업자인 카드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는 카카오뱅크는 '고객-밴사(오프라인 결제중개) 혹은 PG사(온라인 결제중개)-카드사-판매자'의 기존 결제방식에서 중간단계를 모두 없애고 '고객-카카오뱅크-판매자'로 연결되는 '앱투앱(App to App) 프로세스로 혁신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 과정에서 결제중계사인 밴사와 PG사의 역할은 물론 카드사의 역할도 사라진다. 결제금액의 3.5~4.3%에 달하는 판매자의 수수료 부담도 낮아지고 최장 45일에서 적게는 6일이 소요되던 정산주기도 줄어들 예정이다.

또한 판매자(가맹점)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의 결제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가맹점 수수료도 기존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푸드트럭이나 노점상을 운영하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카드결제 손님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윤호영 카카오뱅크 모바일팀 TF장은 "돈을 내고 받는 사람 사이에서 중간단계가 많아 수수료도 높아진다. 카카오뱅크는 이들을 없애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직접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카카오컨소시엄 내 밴사와 PG사를 주주로 구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윤호영 TF장은 "결제에 따른 혁신은 공동발기인으로 참여한 주주들은 12조4000억원의 결제시장을 움직이는 기업들이다. 이 생태계는 빠른 시일내에 안착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 알리바바 마윈회장 ⓒ연합뉴스
    ▲ 알리바바 마윈회장 ⓒ연합뉴스

  • KT가 주도한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계열사인 앤트스몰앤마이크로 파이낸셜서비스(알리페이)의 행보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알리바바 마윈회장이 알리페이의 한국형 모델인 '코리아페이(가칭)'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세븐일레븐 등 가맹점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 K뱅크를 통해 새로운 결제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페이는 이미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 받았다. 사용가능한 스마트폰 단말기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2달만에 국내에서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하루결제건수 10만건, 누적 결제금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확대하고 있어 그 영향력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카드사에 대한 유로수수료 부과방침이나 무료앱 배포 등에 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카드업계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느끼면서도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전체적인 틀만 나온 상태다. 구체적인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구현돼 봐야 결제시장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지 알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출연으로 결제시장보다는 중금리대출시장인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장에서 카드사와 밴사 등의 확고한 역할있다. 이들을 배제하고 결제시장을 움직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 ▲ 삼성페이
    ▲ 삼성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