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6조 대박 뒤에는 묵묵히 진행한 '연구개발' 성과 R&D 투자 매출대비 20%…4분기 실적에 반영
  • 올해 주식시장의 화두는 단연 한미약품이었다. 계약금 7500억원, 총 계약규모 6조원의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은 지금도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연구대상'이자 '모범사례'이다.

     

    한미약품의 선전은 단순히 주가급등에서 찾는 것이 아닌, 그동안 국내 산업계가 간과하고 있었던 R&D(연구개발)의 투자가 얼마나 큰 열매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0만2000원에 장을 마쳤던 한미약품 주가는 16일 64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약 1년 사이 주가가 6배 이상 뛰었다.


    사상 최대 규모 신약수출 호재로 80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다. 주가상승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가를 110만원으로 잡고 있다. SK증권과 유안타증권은 100만원을, 신한금융투자는 95만원을 제시하며 추가 상승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급등에 대해 제약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과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주가급등에 대한 이유가 뚜렷하고 정직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제약업계의 경우 신약개발에 대한 R&D투자에 대한 중요성은 늘 강조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이 화두인 상황에서 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인식됐다.


    반면 신약(신제품)개발은 막대한 투자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다수 회사들은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당장의 실적도 중요한 만큼 R&D에 쉽게 투자결정을 내리기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보여준 성공은 글로벌 신약개발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제약산업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준 것"이라며 "R&D에 대한 중요성은 물론 R&D가 성공을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할 절차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R&D투자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2년 13.5%(910억원)였던 R&D 투자 비중을 2013년 15.8%(1156억원)로 끌어 올렸고, 지난해 7613억원의 매출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152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올해 3분기까지 19.0%(1380억원)를 R&D에 투자했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4건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 성공으로 이어졌다. 계약규모는 신약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6조1579억원을 합쳐 총 규모 6조8994억원이고, 계약금만 7415억원이다. 또 상품화 성공시에는 매출액의 10%대 로얄티를 별도로 받는다.


    이같은 대형 계약으로 4분기 실적에 바로 파란불이 켜졌다.


    한미약품의 올 4분기 실적전망치는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6% 증가한 4096억 원을, 영업이익은 1682.3% 급등한 121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603.9% 증가한 104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39.5%, 매출액은 52.6% 뛸 것으로 전망되며, 순이익은 250억원의 적자에서 1049억원으로 흑자전환하게 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 7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내성표적 폐암 신약' 기술수출에 대한 부분이 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연간실적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1369억원을 기록하며 1조클럽 가입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대박행진은 회사는 물론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지속적인 R&D투자는 결국 열매를 얻는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각인 시킨 계기가 됐으며 많은 제약사들이 다시 R&D 투자에 눈을 돌리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대형 계약체결과 호실적과 더불어 한미약품의 주가를 꾸준히 상승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로 무상증자를 꼽을 수 있다.

     

    한미약품은 주주 환원 정책 일환으로 보통주 1주당 0.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발행 신주는 20만4202주(액면가 2500원)며 신주 배정기준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신주는 내년 1월 19일 상장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와 함께 2005년부터 매년 무상증자를 실시 중이다.


    무상증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꾸준히 유통 주식을 늘려 주식 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과 비슷하지만 15%의 배당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배당에 비해 효과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