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이달 들어 13.32% 급락'10만전자' 전망서 한달 새 '8만전자'로 목표주가 하향외국인 매도 폭탄…개인투자자 저가매수로 대응
  •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의 피크아웃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자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6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그간 주가 전망을 밝게 점쳤던 증권가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암울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의 폭풍 매도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내며 '10만전자'를 기다려온 개인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10거래일간 주가가 13.32% 하락했다.  

    지난 7월 10일 기준 8만7800원이던 주가는 연일 저점을 낮추며 13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만4400원까지 내려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증권가는 '10만전자' 전망을 내놓으며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을 넘어 13만원까지 제시했다.

    10만원대 예측이 나왔던 삼성전자 주가는 어느덧 6만원대도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주가가 급격히 꺾인 건 9월 초부터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7월 고용지표가 전망치를 밑돌면서 시장에는 경기 불안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폭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경계심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업종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AI 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서 제품 경쟁력이 뒤처져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2일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이 기간 3조81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3787억원) 매도 규모보다 10배가량 많다. 10거래일 중 지난 2일과 12일을 제외하고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4조43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어느새 8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증권가에선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을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하는 추세다.

    지난 13일 BN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중국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 부담을 안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의 HBM 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불리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2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20.6%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12만원→9만6000원), 메리츠증권(10만8000원→9만5000원), KB증권(13만원→9만5000원), 현대차증권(11만원→10만4000원), DB금융투자 (11만원→10만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췄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의 갑작스러운 목표주가 하향과 엇갈린 전망 등에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어떻게 한 달만에 장밋빛 전망에서 잿빛 전망으로 바뀔 수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남기기도 할 정도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 주가가 과연 반전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상승 동력이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린다.

    과거 반도체 호황기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에 실적이 고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종 실적이 개선 중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실적의 고점을 확인할 것"이라며 "과거 반도체 업종 주가가 실적 고점의 6~8개월 선행한 것을 고려하면 관련 업종의 주가 모멘텀은 둔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에 대해 긍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2024년 전망 P/B(주가순자산비율) 기준 1.14배로 과거 5년 멀티플의 하단 수준으로 다운사이클을 이미 반영한 레벨"이라며 "이익 전망에 대한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