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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증권업계 초대형 매물인 대우증권 본입찰이 마감된다. 누가 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될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베팅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낮 12시)에 대우증권 본입찰이 마감된다.
산업은행은 매각추진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오는 24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KDB대우증권 매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43%(1억4048만주)의 주인을 가리는 작업이다. 여기에 추가로 대우증권 자회사인 산은자산운용(KDB자산운용)도 패키지로 사게 된다. 단숨에 대우증권 최대주주가 될 수 있기에 경영권 프리미엄(통상 30%)도 더해진다.관건은 가격이다.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장부가격은 각각 1조7758억원, 634억원이다. 합치면 1조8392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대 2조3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시장가격을 결정 짓는 대우증권 주가가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기준으로 대우증권 주가는 1만600원이다. 결국 시장가격은 1조4890억원에 불과하다. 장부가격 보다도 약 3000억원이 낮은 수준이다.
즉, 산업은행이 예상하고 있는 '장부가격 +경영권 프리미엄'과 시장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물론 넉넉하게 2조 5000억원 정도를 쓸 경우 안정권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파는 사람은 최대한 높은 금액에 팔려고 하고, 사는 사람은 최대한 싸게 살려고 하는 것이 시장의 원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수 후보군간의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인수후보군들끼리 일부로 낮은 가격이 형성되도록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최종 입찰에서는 오너 및 CEO의 뚝심과 배포가 승부가 결정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윤종규 회장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최종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오너 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높은 금액을 베팅할 경우 향후 배임 등으로 추궁을 당할 수 있다. 이런 구조적인 측면이 가장 단점으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입찰 과정에서도 1000억원 차이로 아쉽게 NH농협에 패했던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이사회에서 의견만 모아진다면 가장 높은 베팅이 가능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와 미래에셋증권은 오너 체제여서 과감한 베팅이 가능하다. 오너가 그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설득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의 인수 의지와 뚝심에 따라 베팅금액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1조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했고, 추가적인 인수금융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 없이 자체적인 자금과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5000억원을 지원 받아 베팅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대출과 국민주 공모를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우증권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매각가격이 최소 2조3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현재는 2조원이면 승산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입찰 가격이 2조원 이하일 경우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헐값 매각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