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참, 도로·철도·항만 등 기초인프라 수주 유리중국과 유럽 협공에 불리해질 수도
  • ▲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16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소식을 갖고 공식운영에 돌입했다.ⓒ연합뉴스
    ▲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16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소식을 갖고 공식운영에 돌입했다.ⓒ연합뉴스

     

    중국 주도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소식을 갖고 공식운영에 들어갔다. 중국 중심의 새로운 금융질서 재편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시설 투자수요가 2020년까지 연간 7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개소식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 등 중국측 인사들을 비롯해 57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AIIB는 '의지만 있다면 그 일은 반드시 이뤄진다(有志者事竟成)'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증가, 역내 경제일체화 추진, 회원국의 투자환경 변화 등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 적극적인 경기부양 작용을 할 것"이라고 AIIB 역할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정부 대표로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AIIB가 중국이 적극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을 잇는 실크로드)와 맞물려 있고,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인 만큼 주주인 한국이 인프라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이번 AIIB 출범에 대해 중국이 국제 금융질서의 '새판짜기'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세계금융질서를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아시아 지역의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해 부가 늘어나게 되면서 세계 금융질서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AIIB의 투자 대상사업은 건설·토목, 통신·IT, 전력, 상하수도 등으로 광범위하다. 한국에선 기업의 인프라건설 시장 진출 기회가 넓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IB에 일본이 불참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도로, 철도, 항만, 발전 등 기초인프라 시장과 통신설비, IT서비스 관련 사업 수주에 유리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무역협회는 예상했다.

    반면 무역협회는 국내 기업의 다자개발은행과의 사업경험 및 정보 부족이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IB에선 중국이, ADB 등에는 일본·미국·유럽이 주도해 공격적 투자를 강화할 경우, 중국기업의 저가수주와 정보 선점, 유럽 국가의 높은 기술력과 협상능력 등으로 한국기업이 협공을 당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AIIB를 활용하기 위해 민관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일본의 '올 재팬(All Japan)' 전략 같은 장기적인 진출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기업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아시아 인프라 개발사업에 공동진출하는 것이 한국기업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