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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와 부품가격 하락 등이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반면, LG전자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8일과 26일 실적발표와 기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지난 8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에 잠정공시 기준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 200조3400억원, 영업이익 26조3700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액 2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한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10% 가량 줄어든 영업이익으로 호조라고 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에는 D램 가격 하락과 시장수요 감소에 따른 반도체 부문 부진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와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D램 가격이 급락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또한 크게 떨어지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1.9% 하락한 3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반면 LG전자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 가격 하락과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은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3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액 4.9%, 영업이익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 프리미엄 TV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HE사업본부의 수익성 개선과 차별화된 성능으로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달성한 H&A사업본부의 선전이 실적 호조를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영업이익 적자는 당분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과 TV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전은 트윈워시,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TV는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와 50인치 이상 프리미엄 모델 판매 증가,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원가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반적인 부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삼성 부품 계열사와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LG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와 LG이노텍은 25일, LG디스플레이는 27일, 삼성전기는 29일 실적발표와 기업설명회를 각각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