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패션아울렛단지聯 "유통재벌 롯데 아울렛 지역 상권 다죽인다"

최근 부진에 빠진 대형 백화점들이 속속 아울렛 진출에 발을 내딪고 있는 가운데 지역 상인들과 마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장기 불경기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자 극단의 방법으로 아울렛 진출을 선택한 것이다. 

유통업계의 맏형인 롯데는 아울렛을 표방하여 재고 상품을 더 싸게 판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9일 서울 금천패션아울렛단지 내 '롯데 팩토리 아울렛 가산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돌입했다. 

가산점은 지상 1~3층 영업면적 1만1900㎡로 직수입 편집매장과 잡화, 스포츠·아웃도어, 생활가전 등 총 139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특히 공장형 아울렛이라는 이름에 맞게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월상품을 기존 아울렛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의 장기 재고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인근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기존 아울렛 상권을 형성한 인근 지역상인들은 가산점 오픈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범석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 회장은 "대형 백화점이 자본을 바탕으로 무차별적인 유통망 확장은 중소 아울렛과 영세상인들 모두 죽이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골목상권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가 영세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거대한 자본으로 밀어부친다면 결과는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세상인들의 반발에 롯데 측은 "2년 이상 지난 장기 재고의 구성비가 높은 아울렛의 특성을 살려 기존 아울렛과의 상품 중복과 경쟁을 최소화했다. 지역상권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라며 상인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인근 지역의 영세업자들은 "시장논리를 들먹이는 것 자체가 상생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며 "롯데는 다른 대착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앞서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들어선 뒤 인근지역 상인들의 매출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렛 진출은 아니지만 대형 유통 진출로 주변 상권 변화가 심화된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주변에서 외식업이나 소매점을 하는 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판교점 입점 전 월평균 3283만원이던 이들의 매출은 2718만원으로 17.2%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매업 122곳의 매출은 개점 전보다 20.3%, 음식점 매출은 14.6%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입점 후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62.3%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향후방안에 대해 과반수인 55% 이상이 "별 다른 대책 없다"라고 답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시장 잠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소상공인이 대형유통점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형유통기업의 확장으로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정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보다 적극적인 대안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