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직업병 논란' 이미 끝났는데… 묻지마식 보상 '몽니'"외국인 안내센터 코앞인데…도넘은 국격 훼손 자제해야"
  • ▲ 반올림 농성장 위로 보이는 붉은색 부분이 외국인들의 서울 관광을 돕는 '서초IQ센터'다. ⓒ최종희 기자.
    ▲ 반올림 농성장 위로 보이는 붉은색 부분이 외국인들의 서울 관광을 돕는 '서초IQ센터'다. ⓒ최종희 기자.


    [취재수첩] "너네 나라 괜찮니?" 최근 A시민단체 간부와 저녁을 먹게 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친구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뜬금없이 받았다고 전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물어봤더니,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집회에 대한 걱정이었다.

    반올림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둘러싼 직업병과 관련해, 반도체공장을 죽음의 사업장으로 묘사하며 억지 선동과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포함해 금속노조 기륭분회 투쟁, 쌍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과격한 시위현장마다 등장해왔다.

    지나치게 '이상주의'를 쫓고 있다는 이유로 진보 성향의 운동권에서조차 꺼리는 정치포럼(맑시즘)에도 참가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반올림의 이 같은 시위는 명분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 발단이 된 직업병 문제가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등 이해당사자 간 합의로 사실상 모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반올림은 여전히 삼성에 묻지마식 보상을 요구하며 집회를 강행하고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B씨는 "반올림 집회가 외국인 사이에서도 회자될 정도"라면서 "정확한 전후 사정을 알리 없는 외국인들이 무턱대고 반올림 모습만 보고 한국과 삼성을 불신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노사 분규를 비롯한 집회와 시위는 회사의 신인도와 더불어 국가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쌍용자동차 사태 때 기업 이미지가 추락해 판매가 급감하는 악순환이 일어난 바 있다.

    반올림 집회 역시 작게는 삼성, 크게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

    더구나 농성장 길 건너 바로 맞은 맞은편에 국내외 여행객들이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센터가 있다.

    하루 평균 25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이곳을 드나든다. 1년으로 치면 9000명이 넘는 숫자다.

    안내센터에서 내려다 보면 비닐로 칭칭 감싼 반올림의 노숙터 풍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노성장 주변으로 빈 술병과 음식물, 담배꽁초, 과자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볼성사나운 장면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횡포와 다름없는 이런 행동들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또 외국인 눈에는 어떻게 비쳐질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산업이 줄줄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그나마 삼성이 선방하며 수출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만 놓고 있으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