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몽니', "반올림, 과거 행적 보니 '전문 시위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둘러싼 직업병과 관련해 억지 선동,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반올림 핵심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본 결과, 굵직굵직한 집회 현장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문 시위꾼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내부 핵심 인사인 활동가 A씨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이마트를 급습해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당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완장을 차고 이마트 내부 정육점에 직접 쳐들어가 영업을 방해하는 데 앞장섰다.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이마트에 가지 맙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마트 코 앞에서 매주 촛불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반올림 활동가 B씨도 청와대 주변에서 광우병의 위험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동참한 바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재협상을 정부에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반올림은 광우병과 맞서 싸우기 전인 지난 2007년 11월 발족했다.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어난 직업병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노동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설립 목적이었다. 현재 A, B씨를 포함해 두 명의 활동가가 더 속해있다.

당초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 및 가족도 다수 포함돼 있었지만 반올림의 일방적인 강요와 독선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불만을 품고 전체 8명 중 6명이 떨어져 나갔다. 이들은 최근 삼성과의 단독 협상을 통해 사실상 모든 문제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하지만 반올림은 여전히 막무가내로 버티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올림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시위와 싸움을 훈장으로 여기는 전문 시위꾼들이 반올림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활동가 A씨는 지난 2002년 민주노총에서 노동과 관련한 상담사 역할를 맡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에는 민주노총 경기일반노조 법규부장까지 지냈다.

이듬해에는 삼성일반노조의 김성환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다함께'라는 진보단체가 여는 정치포럼(맑시즘)에도 참가한 이력이 있다.

다함께는 지나치게 '이상주의'를 쫓고 있다는 이유로 진보 성향의 운동권에서조차 꺼리는 단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맑시즘은 올해로 15낸째 열리고 있다.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이라는 게 다함께 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밖에도 2008년 금속노조 기륭분회 투쟁,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과격한 시위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반올림 활동은 아랑곳 하지 않고 '투쟁의 족적'을 남겨온 셈이다.

이렇게 쌓아온 반올림의 경험은 반도체 직업병을 통해 폭발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100일 넘게 노숙농성을 진행하는 데 이때 얻은 경험이 십분 발휘되고 있다.

반올림은 오랜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먹고 자는 노숙터를 빈틈 없이 세웠다. 먼저 한겨울 추위를 피하기 위해 10cm가 넘는 두께의 플라스틱 블럭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같은 형태의 스티로폼을 올렸다. 그런 다음 알루미늄으로 코팅된 단열제를 덧씌웠다.

아울러 박스를 이용해 둘레를 감싼 뒤 두 겹의 비닐로 집 전체를 꽁꽁 묶기도 했다. 전문 시위꾼이 아니라면 이런 노숙터를 꾸릴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반올림은 노숙농성이라기 보다는 전쟁에서 승리한 군대가 점령지에 주둔해 있는 모습으로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반올림은 삼성과 싸우는 자체를 훈장으로 여길 것이기 때문에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민단체는 사회적 문제만 제기하고 해결은 전문가에 맡겨야 하는데 반올림은 이미 본분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