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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3년 출시된 농심 안성탕면이 확 젊어졌다. 면에 쌀을 첨가하고 면발 두께를 늘리는 등 맛과 면을 업그레이드해 20~30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구수한 맛과 식감을 한층 살려낸 안성탕면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짬뽕 라면이 주도하는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라면 열풍으로 더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안성탕면을 업그레이드해 라면시장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안성탕면은 면에 쌀을 첨가해 더 쫄깃해진 것이 특징이다. 쌀 전분은 밀가루 전분보다 찰진 특징이 있어 면을 쫄깃하게 해주지만 끓이는 과정에서 쉽게 퍼지는 단점이 있다.
농심은 고유의 쌀면 제조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쌀 함량을 찾아내 면발에 적용했다. 일반 가정에서 쌀뜨물로 국과 찌개를 끓이면 더욱 구수하고 진한 맛이 나듯, 면속 쌀 성분이 국물에 배어들어 안성탕면의 구수한 된장맛을 한층 돋웠다는게 농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농심은 면의 두께를 기존 1.6mm에서 1.7mm로 늘려 식감을 풍성하게 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을 즐겨먹는 마니아라면 더 굵고 쫄깃해진 변화를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출시 전 소비자 조사에서도 새로운 면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안성탕면은 포장 디자인도 새로워졌다. 주황색 배경과 양은냄비 등 안성탕면 고유의 디자인은 유지하되 브랜드명 뒤에 가려졌던 조리예 이미지를 앞으로 드러내 안성탕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안성탕면 고유의 한자 표기를 감싸고 있던 원을 곡선으로 처리했다.
농심은 이와 함께 기존 안성댁을 중심으로 하는 광고 포맷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새로운 광고를 선보여 안성탕면의 변화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안성탕면은 너구리(1982년 출시)와 함께 ‘라면 맛은 스프 맛’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지난 1982년 안성스프전문공장을 설립하고 만들어낸 제품이다.
안성탕면은 1983년 출시되고 이듬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농심은 안성탕면 출시 이후 1년 6개월만인 1985년 3월 시장 점유율 40.4%를 기록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현재까지 안성탕면은 꾸준히 라면시장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 매출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농심의 대표적인 파워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더 맛있어진 면발로 새로운 모습을 갖춘 안성탕면으로 더 높아진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며 라면시장 스테디셀러로서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이 안성스프전문공장 설립을 결정한 1970년대 말은 국내 라면시장이 이미 포화되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또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해 국가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심은 이 시기 1인당 GNP가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높아진 소득과 생활 수준을 반영한 라면의 질적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라면 맛은 스프 맛’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1982년 안성스프전문공장을 설립했고 이듬해 안성탕면을 내놨다.
안성탕면의 제품 개발 당시 콘셉트는 국민들이 좋아하는 된장과 소고기를 기본 베이스로 한 옛날 시골 장터의 우거지 장국 맛이었다. 농심은 한국인이 즐겨 먹던 음식을 기반으로 오랜 농경문화 속에서 형성된 한국인 고유의 정서를 담아낸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농심은 안성스프전문공장의 스프제조 설비로 진공건조라는 첨단 방식을 사용해 라면에 최초로 ‘탕(湯)’의 개념을 적용한 깊은 국물 맛의 안성탕면을 1983년 9월 선보였다.
안성탕면은 고아서 우려낸 깊은 진국의 맛을 재현해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짜파게티, 신라면 등 히트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안성탕면의 안성은 경기도 안성의 지명에서 따왔다. 안성이라는 지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안성에 공장을 세워 성공적으로 새 출발하게 된 고마움을 담았다.
안성은 예로부터 비옥한 곡창지대와 유명한 우시장을 갖추고 있고 ‘안성맞춤’이란 말을 유래시킨 유기제품의 특산지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매우 높은 고장이었다. 농심은 안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점에 착안해 지명과 국물 맛을 강조한 ‘안성탕면’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라면에 최초로 ‘탕(湯)’의 개념을 적용한 깊은 국물 맛의 안성탕면은 출시 3개월 만에 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1984년에는 연매출 200억원을 넘어섰다.
안성탕면이 인기를 끌자 라면시장에는 ‘영남탕’, ‘호남탕’, ‘서울탕’ 등의 모방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기도 했지만 안성탕면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안성탕면은 1991년 ‘신라면’에게 1위를 넘겨주고 1997년 이후부터 매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신라면과 함께 라면 시장의 스테디셀러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