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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신라면을 앞세워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농심차이나(농심 중국법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6.6% 증가해 사상 최고인 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농심은 가세를 몰아 상해공장을 증설하고 지난 10월부터 생산물량을 대폭 늘린 백산수의 판매를 활성화해 올해 중국 시장에서 3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주력 제품인 신라면이 중국에서 전년보다 25% 증가한 5000만 달러 어치가 판매되면서 중국 내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매출신장은 신라면 등 농심 라면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라며 "온라인 판매와 중국 내륙도시에서의 성과가 전체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농심 제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실제로 지난해 알리바바(타오바오몰)를 비롯한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240% 증가했다. 특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쌍십일’(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에는 하루에만 약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농심이 '해를 따라 서쪽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내륙시장 공략을 강화한 전략도 매출 신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신라면 모델 선발대회, 신라면 요리대회와 같이 라면문화를 전파하는 방식의 홍보 전략으로 농심은 지난해 내륙도시인 무한에서 94%, 성도 79%, 제남 150%의 성장을 이뤘다.
농심은 올해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상해공장의 라면생산 능력을 기존 월 180만 박스에서 오는 8월까지 월 220만 박스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심양공장 4개 라인에서 생산 가능한 130만 박스를 더하면 농심은 중국 공장에서 월 350만 박스의 라면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농심은 라면과 함께 중국 내 백산수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의 생수시장은 지난해 약 25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농심은 세계 3대 수원지로 꼽히는 백두산 생수로 중국 생수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수원지에서 가까운 지역인 동북3성과 상해, 북경, 홍콩 지역을 중심으로 시음회 개최, 소비자 체험단 운영 등 다양한 체험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박준 농심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전 임직원들에게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7가지 생존 과제를 제시하고 전사적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준 사장은 특히 주력 브랜드인 신라면과 새우깡 등의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백산수를 국내와 중국에서 No.1 브랜드로 육성할 것을 가장 먼저 주문했다.
이와 함께 농심 녹산공장과 아산공장의 진공칩 스낵 라인이 조속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육성하고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또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통 채널별로 차별화된 경쟁 전략을 갖추고 온라인 판매 채널의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책임경영 체제 정립을 위해 성과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신사업 시장 진입을 위해 심도 있는 전략과 실행계획을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준 사장은 "농심은 올해의 경영지침을 '목표달성(目標達成)'으로 정하고 저성장 시기를 돌파해나가고자 한다"며 "빙하기와 같이 지속되는 저성장 국면에서 매출 성장과 적정 이익 확보를 위해 각 조직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생존과제를 도출해 쉼 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농심은 지난해 기준 매출 2조2000억원(추정치), 해외 사업 비중은 25%로 집계됐다. 농심은 '비전(VISION) 2025'를 새롭게 수립하고 창립 6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매출 7조원, 해외사업 비중 4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