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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과 해태, 농심이 국내 감자칩 전쟁에서 진검승부를 치른다.
생감자를 얇게 썰어 만든 생 감자칩 시장은 오리온이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허니버터칩'을 앞세운 해태제과와 '포테토칩', '수미칩'을 내세운 농심이 오리온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누가 1위를 차지할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포카칩 1513억원, 스윙칩 317억원 등 총 1830억원의 연매출을 감자칩 제품에서 올리며 국내 감자칩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농심은 지난 1980년 출시한 장수 제품 '포테토칩'과 2010년 출시한 프리미엄 감자칩 '수미칩'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고 해태는 오는 4월 '허니버터칩' 생산 물량을 기존의 2배로 증설하면서 감자칩 전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농심, 장수 브랜드·프리미엄 제품 투트랙 전략 -
농심은 올해 장수 브랜드 파워를 지켜나가는 한편 신규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지난해 기준으로 포테토칩은 매출 200억원, 수미칩 45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 가격은 포테토칩 60g 한봉지에 1500원, 수미칩은 85g에 2400원으로 책정돼 있다. 포테토칩은 g당 25원, 수미칩은 28.2원으로 수미칩이 12% 가량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다.
농심 감자칩 연매출은 650억원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오리온 '포카칩'의 3분의 1 수준. 앞으로 농심은 '수미칩'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프리미엄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출시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첫달만에 360만봉을 판매하고 출시 3개월만에 시장 1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감자칩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올해도 신규 수미칩 시리즈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농심 측은 "농심은 오랜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새우깡과 양파링, 꿀꽈배기 등 장수 브랜드 파워를 지켜나가면서 최근 고급화된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수미칩'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스낵명가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 농심 대표이사 사장도 최근 전 임직원들에게 주력 장수 브랜드의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농심을 대표하는 辛브랜드와 새우깡 등 주력 브랜드를 명품으로 유지하고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갖춰 주력 제품의 경쟁력이 타사 제품과 크게 차별화되도록 새로운 전략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한편 농심은 지난해 중국에서 사상 최대치인 2억1000만 달러(한화 약 253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새우깡과 양파링, 꿀꽈배기 등 과자·스낵류 매출은 25% 가량인 500억원 수준이다. 농심은 스낵과 함께 주력 제품인 신라면과 백산수 등을 앞세워 올해 중국 매출 3억 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기준 농심의 사업 비중은 라면이 70%, 과자·스낵류 15~20%, 기타 음료 10% 수준이며 해외사업 비중은 25%이다.
△해태, 허니 시장 확대·시장 지배력 강화 -
국내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해태제과는 올해 과자 시장 전략을 '허니'로 굳혔다. 허니버터칩이 출시 이후 꾸준히 완판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만큼 올 상반기 중 허니버터칩 제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물량 공급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허니버터칩 연매출은 약 900억원으로 추정되며 허니버터칩 제 2공장이 증설되면 생산 물량이 기존의 2배인 18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허니버터칩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난 공급량을 모두 소화할 경우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만으로 한해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해태제과 매출은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해태제과는 기술 제휴를 맺은 일본 가루비사와 함께 240억 원을 투자해 강원 원주시 문막읍에 공장을 증설하고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태제과 측은 지난해 허니버터칩 생산 물량이 매달 완판되며 큰 사랑을 받은만큼 올해 증설되는 물량도 충분히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태제과는"올해도 허니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는 전략을 밝혔다.
해태제과는 허니통통, 허니콘팝, 자가비 허니마일드, 구운감자 허니치즈 등 다른 허니시리즈 제품과 함께 허니버터칩을 주축으로 한 '허니' 전략에 전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과자시장에 '허니' 열풍이 불면서 너도 나도 감자칩 시장에 뛰어들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면서 "감자칩 열풍이 반짝 유행에 그칠지 오래가는 인기 제품으로 입지를 확실히 세울지는 올해 성적이 판가름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종류가 다르기는 하지만 과거 팔도 '꼬꼬면'의 전례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불어닥친 감자칩 열풍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면서도 "수년간 국내 감자칩 시장 1위를 지켜온 오리온 '포카칩'을 '허니버터칩'이 누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