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낭중지추' 미니 JCW, 말이 필요 없는 질주본능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뛰어난 재주와 강한 개성으로, 숨어 있어도 도드라지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톡톡 튀는 디자인의 미니를 한층 더 강화한 미니 JCW(존 쿠퍼 웍스)는 낭중지추란 말이 어울리는 차다.

레이싱카 느낌이 물씬나는 외관과 2000cc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의 묵직한 배기음은 지나가는 이들의 이목을 끌만하다.

3세대 미니 JCW는 지난해 '미니 역사상 가장 강력한 미니'란 타이틀로 국내에 판매됐다. 이전보다 커진 차체와 강력해진 주행성능, 한층 고급스러워진 내장으로 출시를 기다려온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기자는 지난 26일 서울역부터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까지 왕복 80여㎞ 구간에서 미니 JCW를 시승했다.

시승에 앞서 다른 미니 시리즈와 달라진 외관 디자인을 살펴봤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면부의 대형 공기 흡입구다. 안개등을 없애고 공기 흡입구를 대형화해 엔진 냉각 성능을 개선했다.

미니 특유의 크고 둥근 전조등은 광택이 나는 LED 전조등을 채용, 정체성을 이어가면서 시야와 외관 디자인을 살렸다.

측면부에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에어로다이내믹키트가 장착됐고 JCW 전용 18인치 컵 스포크 투톤 경량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휠 사이로 붉은색의 고정 캘리퍼 스포츠 브레이크가 눈에 띈다.

후면부에는 고속 주행 시 접지력을 높여 줄 수 있는 스포일러가 장착됐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엿볼 수 있는 슬래시컷 디자인의 듀얼 머플러가 중앙에 장착됐다.

실내는 이전 세대보다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JCW 전용 시트는 다이나미카 소재를 활용해 코너링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단단하게 지지해 주도록 설계됐다. JCW 전용 스티어링 휠 역시 스티치 디자인의 포인트와 향상된 그립감을 보여줬다.

센터펜시아 곳곳에는 조작의 재미를 주는 직관적인 토글스위치가 장착됐다. 운전 중 조작 시 빠르고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는 시동 버튼을 누르자, 2000cc의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이 묵직한 배기음을 냈다. 다소 차량이 많은 서울 시내를 빠져나오는 동안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듯한 JCW를 제어하기 위해 에코모드로 주행했다. 급출발을 제어해 줘 도심 주행 시 안정적인 연비 주행을 돕는다. 신호대기 중에는 스타트&스톱 기능이 있어 정차 중 연료공급을 차단해줬다.

도심을 빠져나와 서부간선도로에 진입하면서 스포츠로 주행모드를 변경했다. 한층 강력한 엔진음이 들려오면서 가속페달의 반응속도가 달라졌다.

231마력의 엔진이 허투루 장착된 것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힘껏 가속페달을 밟자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앞차들을 추월하며 레이싱카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최대토크 32.7㎏·m를 자랑하는 만큼 저속에서부터 빠르게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미니 JCW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속도)은 6.1초다.

카트를 탄 듯한 미니 특유의 승차감은 그대로였다. 노면의 굴곡이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다만 직접 운전을 하지 않는 동승자에겐 불편함을 줬다.

코너링은 안정적이었다. 단단하게 세팅된 차체는 빠른 속도로 회전 시에도 안정적인 접지력을 보여줬다. 또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가 장착돼 있어 선회 시 안쪽 바퀴의 과도한 슬림을 잡아줬다.

이날 주행에서 연비는 9.2㎞/L를 기록했다. 미니 JCW의 복합 연비(11.9㎞/L)보다는 낮게 나왔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한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미니 jCW는 현재 48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며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노려볼 만한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