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불법어업 싹쓸이, 날씨 변화로 산란기 플랑크톤 감소로 어획량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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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을 맞은 꽃게 값이 금값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꽃게 값 고공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과 함께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늦어진 장마 탓에 꽃게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감소하면서 어획량이 줄어든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8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4월 꽃게 위탁판매량과 가격은 총 45만9828톤, 144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 3만1468원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677원보다 1.9배쯤 올랐다.
2011~2015년 평균 위판액은 ㎏당 1만6407원이었다. 올해 들어 꽃게 값이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원인은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3~4월 꽃게 위판량은 2012년 137만톤, 2013년 139만톤, 2014년 181만톤, 지난해 154만톤으로 평균 152만톤 규모였다. 올해는 45만톤으로 29% 수준에 불과하다.
어획량 감소 원인으로는 우선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이 꼽힌다. 중국 어선의 저인망 쌍끌이 어업으로 꽃게 씨가 마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꽃게 종패 방류 사업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라는 의견이다.
김능호 인천 옹진군 대청도 선진어촌계장은 "중국 배들이 쌍끌이해가니 올해 꽃게 농사가 걱정"이라면서 "삼성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 이후 서해에서 종패 방류사업을 벌이다 재작년 사업이 끝났다는데 이게 수산자원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3~4월 꽃게 위판량은 2012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다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서해안 꽃게 종패 방류 사업은 줄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태안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유류피해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종묘·종패 방류사업은 오는 2019년까지 계속된다"며 "꽃게 종패 방류량이 줄지는 않았고, 방류량이 수산물 가격에 영향을 줄 만큼 많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수산자원 전문가는 원인을 날씨 변화에 따른 산란기 먹잇감 부족에서 찾는다.
최근 2년간 장마가 늦어지면서 육지에서 유입되는 필수 영양분이 줄어 플랑크톤이 증식하지 못했고 이로 말미암아 부화한 꽃게의 먹잇감이 감소해 굶어 죽거나 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서해수산연구소 임양재 연구사는 "2013년까지는 6월 장마 시작 후 꽃게가 산란기를 맞아 유생을 조사해보면 7월에 가장 많았지만, 2014년과 지난해는 8월에 많았다"며 "최근 2년간 인천지역 6월 강수량이 예년의 30~50%에 불과하다 보니 육지에서 필수적으로 유입돼야 할 유기영양분이 줄어 플랑크톤이 증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수온 변화도 꽃게 조업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사는 "최근 연안 수온이 낮아지는 편으로 지난달 20일 현재 연평도 주변 수온은 지난해보다 2도쯤 낮다"며 "수온은 조업 시기와 관련 있는데 수온이 낮아지면서 조업이 늦춰져 어획량이 줄어든 탓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연구사는 꽃게 종패 방류와 관련해선 "현재 1000만~2000만 마리의 방류는 효과가 미미하고 3000만~5000만 마리는 방류해야 하는데 방류량을 늘리면 유전적 근친교배의 영향으로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며 "꽃게 1마리가 400만개의 알을 낳고 환경이 좋아지면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자연상태에서 집단 유지가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